[기고] 코로나19와 주일예배
[기고] 코로나19와 주일예배
  • 이근창( 영상미디어제작팀) 기자
  • 승인 2020.03.07 16: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때야말로 우리가 진정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할 때"
"그동안 신앙교육을 어떻게 행해 왔는지, 되돌아볼때"

어떤 목사님이 “한국교회는 전쟁 중에도 예배를 드렸고, 지금까지 주일예배를 쉬어 본 적이 없는 교회”라고 인터뷰하시는 것을 보았다. 얼핏 보면 대단한 일 같지만, 사실은 부끄러운 사건이 이 안에 숨어 있다. 일제의 황국신민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강요되던 1936년 이후 한국교회는 신사참배 강요에 시달렸다. 애석하게도 끝까지 저항하던 교단들도 1938년이 끝나기 전에 일제의 강요에 무릎을 꿇게 된다. 그 결과, 1940년에서 1945년까지 매주 주일예배를 드렸던 교회들은 하나같이 신사참배를 하였다. 신사참배를 반대했던 교회들은 대부분 이 시기에 교회가 폐쇄되었다.(본문 중)

양진일(가향공동체 목사)

 

코로나19로 인해 교회들마다 고민이 많다. 이 엄중한 시기에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신앙인다운 모습일까? 특별히 주일 예배와 관련하여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어떤 목사님이 “한국교회는 전쟁 중에도 예배를 드렸고, 지금까지 주일예배를 쉬어 본 적이 없는 교회”라고 인터뷰하시는 것을 보았다. 얼핏 보면 대단한 일 같지만, 사실은 부끄러운 사건이 이 안에 숨어 있다. 일제의 황국신민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강요되던 1936년 이후 한국교회는 신사참배 강요에 시달렸다. 애석하게도 끝까지 저항하던 교단들도 1938년이 끝나기 전에 일제의 강요에 무릎을 꿇게 된다. 그 결과, 1940년에서 1945년까지 매주 주일예배를 드렸던 교회들은 하나같이 신사참배를 하였다. 신사참배를 반대했던 교회들은 대부분 이 시기에 교회가 폐쇄되었다. 교회 문은 강제로 폐쇄되었지만, 신사참배를 반대하였던 교인들은 개인적으로나 가정별로 예배를 지속하였다. 그러니 한국교회가 복음을 받았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주일예배를 빼먹은 적이 없다는 말 속에는 이런 부끄러운 과거사가 있다. 이것을 모르고 ‘oo교회 80년사’, ‘oo교회 100년사’에 버젓이 1940년부터 1945년에 교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어 왔다고 기술하는 교회들이 있다.

1938년 9월 10일, 신사참배를 결의한 조선예수교장로회 대표단이 평양신사를 찾아가 참배하는 모습. 이는 당시 조선일보에 게재됐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율법을 주실 때, 하나님이 기대하셨던 것은 제의법의 준수가 아닌 일상의 도덕법을 신실하게 지켜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스라엘은 제의법 준수에는 최선을 다하였지만, 일상의 도덕법을 지키는 일에는 무관심하였다. 제의법 중 대표적인 것이 할례법, 음식 정결법, 절기 준수법, 제사법 등이다. 도덕법에는 정의를 구현하고, 사람들을 형제답게 대하고, 일상의 삶을 정직하고 진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포함된다. 그렇다면 왜 하나님은 제의법 준수보다 도덕법 준수에 관심이 많으셨을까?

제의법은 그것을 지키느냐 지키지 않느냐의 영향이 자신에게만 미치는 것에 반해, 일상의 도덕법은 그것의 준수 여부에 따라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유익을 줄 수도 있다. 일상의 도덕법을 신실하게 지켜낼 때만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공동체를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일상의 도덕법을 지키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일상의 도덕법은 이기심과 탐욕에 물든 자기 삶을 고쳐야만 지킬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반면 제의법은 자기 삶을 바꾸지 않고도 얼마든지 지킬 수 있는 것들이다.

ⓒpickpik.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을 한마디로 정리해보면 ‘사람들을 온 맘 다해 사랑하라’는 것이다.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하셨던 것처럼, 그 사랑을 흘려보내는 자 되라는 것이다. 오늘 이 엄중한 시기에 어떻게 행하는 것이 이웃을 사랑하는 모습일까? 제의법 준수는 일상의 삶을 신실하게 살아갈 때만 그 의미가 있다. 이때야말로 우리가 진정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할 때가 아니겠는가? 몇 주간 전체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고 하여 신앙이 흔들릴 것을 걱정하고 있다면, 그동안 신앙교육을 어떻게 행해 왔는지, 성도 간의 교제는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지, 무엇보다 일상의 삶이 예배가 될 수 있도록 얼마나 교인들을 제대로 도와왔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이때야말로 신천지와 예수님의 교회가 무엇이 다른지를 밝히 보여주어야 할 때가 아니겠는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본사/임원실/총무과/편집위원실 : 서울특별시 은평구 통일로 951 (갈현동 1-25)
  • 편집국 제2취재기자실/디지털영상미디어팀 본부 : 서울중랑구 면목로 44길 28 아람플러스리빙
  • 편집국 제3취재기자실/석좌기자실 : 서울특별시 강동구 고덕동 182-6, 302호
  • 이사회실/기획취재연구실/논설위원실 : 경기 고양시 덕양구 용현로 64
  • 사업부실 : 서울 금천구 시흥동 1010번지 벽산APT 113동 1109호
  • 편집국 : 02-429-3481
  • 광고국 : 02-429-3483
  • 팩스 : 02-429-3482
  • 이사장 : 민찬기
  • 회장 : 이상대
  • 발행인 : 양진우
  • 편집인 : 최영신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인재
  • 인쇄인 : 이병동
  • 법인명 : C헤럴드(CHERALD)
  • 제호 : 양심적지성인기자집단 C헤럴드(CHERALD)
  • 등록번호 : 서울 아 52117
  • 지면신문 등록번호 : 서울 다 50572
  • 등록일 : 2019-01-27
  • 발행일 : 2019-02-11
  • 광고비 : 국민은행 018501-00-003452 시헤럴드(CHERALD)
  • 후원·구독료 : 국민은행 018501-00-003465 시헤럴드(CHERALD)
  • 양심적지성인기자집단 C헤럴드(CHERALD)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양심적지성인기자집단 C헤럴드(CHERALD).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ublisher@c-herald.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