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대구 다대오지파 간부, 방역법 위반 2심도 무죄

항소심 재판부, 예배자 명단 일부 누락 제출은 위법 아니라고 판시 대법원 계류중인 이만희 교주 형사사건 결과에 연동될 가능성

2022-01-22     박인재 기자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2020년 기소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들에게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대구고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양영희)는 19일 감염병예방법 위반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신천지대구교회 전(前) 다대오지파장 최 모 씨 등 8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교인명단 제출요구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역학 조사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이 교인명단 제출요구에 대해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행위 또는 고의적으로 사실을 누락·은폐하는 행위를 했다 하더라도 감염병예방법 제79조 제1호, 제18조 제3항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며 감염병예방법 위반의 점에 대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해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이 사건 교인명단 제출은 위계에 해당하지 않고 교인명단 제출로 방역 당국의 직무 집행에 방해가 발생했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며 위계 공무 집행방해의 점에 대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해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2020년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감염 사태가 일어날 당시 신천지 대구 다대오 지파장이었던 최 모 씨 등은 간부들이었던 다른 피고인들과 공모해 신천지 대구교회 전체 교인 9785명 중에서 선별된 성인 교인 132명 등을 제외한 총 9293명의 교인명단을 제출해 역학 조사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31번째 확진자가 신천지 대구교회 소속 교인으로 밝혀지자 대구 남구보건소, 대구시 및 질병관리본부 산하 방역대책본부 관계자들은 2020년 2월 19일 신천지 대구교회에게 '교회에서 관리하는 전체 교인명단'의 제출을 요구했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전체 교인 9785명 중 학생회 360명과 제외 대상 선별 성인 교인 132명 등을 제외한 9293명의 교인명단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1, 2심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은 성인 교인 132명 등을 제외한 사실을 두고 핍박교인(가족에게 신천지 출석교인임이 드러난 교인)을 고의로 제외했다는 검찰 측 주장과 장기결석자로 사실상 출석을 하지 않던 교인을 제외했다는 변호인 측의 주장으로 치열하게 맞섰다. 

이에 1심 재판부는 "대구교회의 전체 교인명단 제출요구는 방역 당국이 역학 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필요한 명단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역학 조사 그 자체라기보다는 역학 조사 전 단계의 사전 준비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며 "전체 교인명단 제출요구는 감염병예방법 및 시행령에 규정된 역학 조사의 내용 및 방법에 관한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한 1심 재판부는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이 2020년 9월에 통과된 만큼 역학조사 시행시 관련 기관의 정보제공을 요청받을 경우 이에 따라야 한다는 감염병예방법 76조의2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 조항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형사불소급의 원칙을 주장한 변호인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에서도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수용해 피고인들에 대해 무죄가 선고됨에 따라 향후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고검 측은 아직까지 상고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이며, 대법원 2부(대법관 민유숙, 이동원, 조재연, 천대엽)에 배당된 신천지 교주 이만희에 대한 대법원 상고심 재판결과에 따라 향후 재판의 향방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