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젊은 총대가 없는 총회" 강태우 /참관활동가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난다고 걱정하는데 총회에 젊은 총대가 보이질 않는다"

2019-10-23     이근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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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충현교회에서 열리는 제104회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교단 총회에 처음 참석했다. 무엇보다 총회에 참관단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준 교회개혁실천연대에 감사를 드린다. 총회 참관 후 가장 강력하게 마음속에 떠오른 것은 ‘만약 7년 전에 합동교단 총회를 직접 참관했다면 사랑의교회 갱신을 위해서 이제껏 7년의 싸움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었다. 개인적으로 네 가지 입장에서 합동교단 총회에 참석했다. 첫째는 합동교단에 속한 사랑의교회 성도로서, 둘째는 목사로서, 셋째는 기자로서, 마지막으로는 합동교단 총회에 사랑의교회 권징 재판의 부당함을 상소한 상소인으로서이다.

2012년 대구에서 있었던 제97 합동교단 총회의 악명 높은 사건(까스총 사건!)을 기억해서일까? 오히려 1,500명이 넘는 총대들이 참석한 회의가 헌의 안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겉보기에는 질서 있게 진행되는 듯 보였다. 새롭게 총회장으로 선출된 김종준 총회장(꽃동산교회 담임)은 헌의 안이 이슈가 되는 경우에 총대들의 찬반 의견을 최대한 발언하도록 기회를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간혹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얽힌 헌의 안에 대하여 격렬한 논쟁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1,500명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여겨진다. 특별히 이번 총회에 도입된 ‘전자자동투표시스템’은 가장 칭찬 받을 만한 것이다. 매번 헌의 안마다 투표하는 총대수와 위임자수, 찬성과 반대하는 총대들을 한 명, 한 명 계수하는 원시적인 방법을 보지 않는 것만 해도 큰 변화이고 발전이다.

물론, 1,500명이 한 자리에 모여 진행하는 회의의 비효율성과 문제들은 많지만 별로 말할 필요를 못 느낀다. 헌의안마다 자세한 검토와 찬반 논쟁의 부족은 말할 필요도 없이 당연하다. 개인적으로 합동교단 총회에 참석한 것은 한국교회 교단 정치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깨닫는 귀한 시간이었다.

작년 총회에서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에게 특혜 중의 특혜를 준 ‘초단기 2주 편목과정’과 관련된 헌법이 어떻게 2/3의 찬성으로 바뀔 수 있었을까? 의아했는데 총회에 참석해 보니 이해가 되었다.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헌의 안에 대해서 총대들이 특별히 자신과 이해관계가 없으면 빨리 빨리 통과시키는 상황이었다. 서두에서 언급한 대로 만약 7년 전 합동교단총회에 참석해서 한국교회 교단 정치의 현실을 알았더라면 7년째 사랑의교회 갱신을 위해 싸우고 있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날 눈으로 직접 확인한 합동교단은 참으로 바꾸거나 개혁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는 거대한 철옹성이었다.

사랑의교회 권징 재판을 받으며 일방적으로 교인을 피고로 몰아붙이는 당회원들의 고압적인 자세와 언어폭력을 경험했는데 노회 재판을 받으러 가니 노회 재판 목사님들 역시 안하무인(眼下無人)으로 권력을 사용한다고 느꼈다. 그런데 노회에서 난다 긴다 하는 목사님들도 총회에 오면 한번 발언권을 얻기도 힘든 1/1,500에 불과한 총대에 불과하니 총회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소위 장자교단이라고 불리는 한국교회 합동교단과 통합교단의 갱신이 스스로 혹은 외부의 개혁 세력으로 과연 가능할까? 글쎄~~총회에 참석하고 회의를 지켜보며 “합동교단 총회는 하나님 말고는 그 누구도 갱신할 수 없는 거대한 성, 바벨론이다. 교단이 바뀔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나,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너무 순진했구나”라고 생각했다.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난다고 걱정하는데 총회에 젊은 총대가 보이질 않는다.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구성원으로 여성들이 과반수가 훨씬 넘는다. 그런데 총회에서 여성 총대를 눈을 씻고도 찾을 수 없었다. 1년에 한번 교단 총회를 하는데 젊은이와 여성 총대가 없는 것이 지금 합동교단과 한국교회가 처한 문제 중의 하나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반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