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선거무효·직무정지가처분 소송 점입가경
전광훈, 선거무효·직무정지가처분 소송 점입가경
  • 양진우 기자
  • 승인 2019.02.1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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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징역형 선고, 2심 집행유예 석방, 대법 판결 귀추 주목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는 지난 1월 29일, 여전도회관에서 제30회 정기총회를 열고, 제25대 대표회장에 전광훈 목사(청교도영성훈련원)를 선출했다. 
전광훈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교단과 백석교단의 통합과 분열의 역사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전광훈, 극우의 아이콘

 

또한 교계 인사 중 극우적인 집회 연사로 가장 많이 올라선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전 목사는 지난해 3.1절,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극우보수단체 집회에서 “간첩을 존경하는 대통령이 대통령이냐? 그 따위 말하려면 대통령 탄핵도 필요도 없다. 스스로 청와대를 나오라”는 발언을 했다.
또한 지난 2012년 1월 7일, 전북 전주의 모 호텔에서 열렸던 기도회에서 “전교조 안에 성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1만 명 있다”면서 “전교조는 대한민국을 인민공화국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결국 800만원 배상 판결 받았다.

 

징역형 선고 받은 피의자 신분

 

한편 19대 대선 전에 국민대통합당 장성민 후보(여의도순복음교회 집사)를 지지 선언하면서 교인들에게 장 후보 지지 단체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 목사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로 지지후보를 바꾸면서 대선 직전인 재작년 5월 2일, 서울 여의도 소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범기독교계’가 홍준표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현수막에 주최 단체 명을 한국교회연합(당시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당시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그리고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등으로 적시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대해 한교연은 입장을 밝히면서 자신들의 이름이 도용됐다고 선언했고, 한기총도 성명을 내고 자신들의 이름이 도용됐다고 밝혔다.
이후 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11부는 지난해 5월 4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광훈 목사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면서 법정 구속했다. 그러나 고등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풀려나 이번에 한기총 대표회장이 됐다. 하지만 대법원에 계류 중인 피의자라서 판결 여하에 따라 한기총의 향배가 달라질 전망이다.

 

한기총 선거 불복 선언 사태

 

한편 이번 한기총 선거에서 총 219표 중 전광훈 목사는 121표, 김한식 목사는 95표를 받았는데, 김한식 목사 측이 선거 불복을 선언하고 소송전에 돌입했다.
이번 소송전은 예장합동장신총회(총회장 홍계환 목사)가 최근 제25대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이영훈 목사와 선거관리 실무위원 일부 등에 대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해 선거관리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들은 전광훈 대표회장에게도 직무정지가처분 및 선거무효 소송까지 제기했다.
결국 지난달 31일 긴급 교단 임원회를 소집해 관련자들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의했고,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초대교회와 현대 기독교 선거, 사뭇 달라

 

이번 소송 중에는 불법선거 운동 주장이 일기도 했다.
그러면 왜 기독교에 부정한 선거 풍토라는 것이 생겼을까? 
이에 대해 에른스트 트뢸취는 『기독교사회윤리』에서 해답을 줬다.
트뢸취는 초대교회 당시 ‘사회’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순수한 종교 행위를 중심으로 모였다고 주장했다. 즉 2천년 전 초대교회는 사도들의 말씀과 성례전 중심의 교회였다는 것. 즉 영혼 구원, 유일신 사상, 사후의 삶, 예배의 순결, 올바른 교회 회중 조직, 일상생활에서의 기독교적 이상의 적용, 그리고 개인의 성화를 위한 엄격한 자기 훈련의 필요성 등을 강조했던 공동체였다. 순수하게 내면적이었고, 윤리적이었으며, 영적인 것이어서 어떤 지위를 갖는 것을 중시하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은 예수에게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트뢸취에 의하면, 예수는 주로 ‘눌린 자들’과 ‘지극히 작은 자들’의 벗이 돼 대화를 나눴고, 부자가 천국 가기 어렵다고 가르쳤다. 또한 지배적인 종교 세력이었던 유대인 제사장 귀족층에게 대항했다. 
이러한 예수 정신을 이어 받은 하층민들은 순수한 신앙 공동체를 형성했다. 그래서 믿음이 단순했다. 이처럼 외형적 종교 형식이나 법 보다는 성례전적 본질에 충실했기 때문에 세상적 출세를 위한 줄서기에는 관심이 없었다. 
당시 초대교인들은 세상 권세로부터 핍박을 당하면서 순교자가 속출해 숨어 다녔다. 그래서 소 공동체를 이뤘다.  
또한 교회의 대표가 되면 순교를 당했다. 아무리 믿음이 좋아도 죽음에 대한 공포가 누구에게나 있다. 그래서 대표가 되기를 꺼려했다. 따라서 제비뽑기로 교회 대표를 뽑았다.

 

중세로마가톨릭시대에 선거제도 등장

 

이러한 지도자 선출 방식은 콘스탄티누스가 4세기에 기독교를 로마제국의 국교로 공인한 것이 기점이 돼 변화가 생겼다. 로마 국교가 되면서 중세교회는 초대교회와는 달리 교회가 사회를 포괄하는 조직으로 발전하게 된다. 핍박 받아 숨어 다니던 초대교회 지도자들과는 달리 중세교회 기독교 대표들은 돈과 권력을 가지고 있던 황제 주위에 다가갈 수 있었다. 
이처럼 세상 권력과의 타협 과정에서 세속적 성공의 길이 가능해지게 됐다. 이에 따라 교회는 국가로부터 많은 특전을 누리게 되었다. 사람들은 물질이 많은 쪽으로 쏠리게 된다. 그러므로 초대교회 소공동체의 형태는 사라지고, 중세기에는 교인 수가 많아지면서 교회가 대형화됐다. 조직이 방대해지면 관리가 힘들어진다. 그래서 기득권층은 자기 이익을 위해서 교회법과 교리를 만들었다. 
그러면서 교회의 감독은 탐낼만한 권력 자리가 되었고, 사조직끼리 결속해 경선 다툼이 심해지자 공정하게 선출하기 위해 선거 제도가 생겼다. 또한 중앙에 진출하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교회법을 강화했다. 
근자에 기득권층이 작전을 짜고, 교단 헌법을 수시로 바꾸는 것도 이러한 이유와 흡사하다.
결국 초대교회 소공동체가 중세엔 대형화되면서 세속화 됐다.

 

한기총 선거 초대교회·중세교회, 어디에 가깝나?

 

지금까지 살펴 본 것처럼 초대교회 제비뽑기와 중세교회 선거제도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다. 교회법을 강화해 중세교회 교황의 권력을 성경의 권위 보다 높여 놓았다. 그래서 서로 오르고 싶어 했던 자리가 됐다. 자연스럽게 경쟁이 심해졌다. 
이러한 중세 로마 가톨릭교회의 변질을 개혁한 개신교는 권력형이 아니라 성경 말씀대로 살 것을 강조했다. 
개신교회사의 변화에 따라 물질 만능주의 사회에 존재하는 한국교회는 혼탁한 금권 선거로 인해 이미 명예가 실추됐다.
한국교회가 개혁이 되려면 초대교회형 지도자를 뽑는 정신이 필요하다. ‘맛디아’를 선출했던 제비뽑기야 말로 초대교회 소공동체의 역동성을 살릴 수 있는 길이었다.

 

종적 관계가 횡적 관계 망가뜨려

 

한기총처럼 대표회장이라는 자리로 상향하려는 종적 관계는 초대교회 모습이 아니라 중세교회 모습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높은 자리에 오르면 돈과 권력을 쥘 수 있는 중세식 선거 방식은 올라가려는 것이었다. 그래서 경합이 심했던 것이다. 
한기총에 이런 사달이 난 것도 올라가려고 선거하기 때문이다.
이는 형제 조직이라는 기독교 관점과는 상이하다. 따라서 이제 연합단체들은 군림하려고 올라가는 자리가 아니라 섬기고 봉사하려고 출마해야 한다.
이번 선거 이후 ‘제비 뽑기’로 전환하든지, 순서대로 교단별 순회 배출하면 돈 뿌릴 이유도 없고, 감정 상할 일도 없을 것이다. 
추후 선거제도의 폐해가 없어지고 초대교회의 정신이 되살아날지 지켜 볼 일이다.

양진우 목사(본지 편집국장, (사)미래와도약 언론홍보위원장)
양진우 목사(본지 편집국장, (사)미래와도약 언론홍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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