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지옥으로 향하면 집단 자살”
“기후 지옥으로 향하면 집단 자살”
  • 양진우 기자
  • 승인 2023.02.0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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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환경운동가, 골리앗과 소송전
◇기독교 기후위기 환경운동가들이 공해산업체들로부터 제소되는 등 잇따른 소송전에 시달리고 있다.

기후위기기독인연대(공동대표=김영준)는 지난 26, 포스코(회장=최정우)와 산업부의 기후불복종에 대한 재판의 1심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재판은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수많은 기후 소송 재판들과도 연결되어 있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성명서를 발표했다.

김영준활동가와 녹색당원들은 지난 2021년 당시 포스코 행사장 연단에 올라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더 높이고, 산업부문에서 더 많은 탄소를 줄일 것을 요구했다. 대한민국 전체 배출량의 13%를 차지해 1위를 차지한 포스코의 생태학살을 비판하는 기후불복종 직접행동을 펼쳤다. 이런 활동을 펼친 이유는 당시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기후위기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부는 유엔(UN)에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제출해야 하는 시간이 임박한 상황에서조차, 산업부와 포스코가 이를 방관하고 있다고 성명서에서 지적했다.

당시 최정우회장은, 한국철강협회장 자격으로 탄소중립위원회에 참여해 부정적인 의견서를 제출했다. 또한 산업부 역시 NDC 상향에 부정적 입장을 표하며 녹색성장이라는 이유로 온실가스 감축을 도외시하고, 산업계의 편의만 도모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녹색당원 4인은 포럼 현장에서 짧은 발언과 발언문 배포 등의 직접행동으로 1명당 300만 원씩, 1,200만 원의 벌금형을 검찰로부터 구형받은 바 있다.

이 과정에 대해 첫 기후재판의 승리를 환영한다-기후불복종 활동가들의 상징적 행동에 연대하며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게 된 것이다.

김영준공동대표는 지난 2021104, 당시 녹색당 기후정의위원회 위원으로 다른 녹색당원 3인과 함께 포스코가 주관하고, 산업부 장관이 참석하는 수소환원제철포럼행사에 참석해, 긴급하게 온실가스 감축을 외치는 직접행동을 벌이다 기소되어 재판을 받았고, 지난 11, 1심 재판 결과가 나왔다. 재판부는 기후위기 대응 행위의 동기 및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여 감형 판결을 선고하고, 도합 1,200만원(각각 300만원)의 검사 구형을 550만원(200만원, 150만원, 100만원, 100만원)으로 감액해 선고했다. 판사는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했으나,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 긴급성 등은 인정할 수 없기에 완전한 무죄를 선고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이와 유사한 재판에서 전례가 없었던 것으로, ‘일부감형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후재판에서 정당성을 인정받은 첫 사례, 즉 피고인들의 승리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1심 재판부는 기후정의 불복종 행동에 나선 녹색당원 활동가들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번 판결은 피고인 활동가 4명의 힘만으로 얻은 결과는 아니다. 사건 초기부터 피고인 접견, 변론, 재판대응, 재판실무, 재판에 대한 안내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은 이치선 담당 변호사와, 녹색당의 지원. 그리고 탄원서에 서명해 준 2035명의 수많은 시민들, 재판 방청과 기자회견에 직접 와서 응원과 지지를 보내준 시민과 활동가들. 지금까지 여러 곳에서 여러 모습으로 싸워왔던 기후정의 활동가들의 노력이 오늘의 결실로, 재판결과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직 승소 판결이 적은 편이지만 세계 최초로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책임을 이끌어 낸 지난 2019년 네덜란드의 우르헨다 소송’, 지난 2021230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참해 세기의 소송이라 불렸던 프랑스의 ‘1유로 소송으로 인한 기후변화 피해를 정부가 배상하라는 판결, 지난 2021년 세계 최대 정유기업인 로열더치셸에게 기업으로서는 세계 최초의 승소 판결을 받아낸 네덜란드의 소송 등 점점 의미 있는 판결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이번 재판결과에 대해 동 연대측은 온전히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의당 이현정 부대표는 긴급성이 인정이 되는 날이 와버리면 우리는 더 이상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시간이 남지 않게 된다.”, “지금의 상황이 긴급하지가 않다면, 바로 그 긴급한 날이 왔을 때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이미 나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우리는 기후 지옥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가속 페달까지 밟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전투에서 협력하거나 집단자살을 택하라고 발언을 했다. 또한 NASA에서 일하는 기후과학자 등 1600여명이 더 이상 기후위기에 대해 연구할 것이 없다.”며 거리로 나와 차도를 막는 등의 행동을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성서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역시 하나님 나라, 즉 하나님이 통치하신다는 것이고, 통치를 상징하는 그 보좌의 두 기둥은 공평과 정의이다. 이는 시편 972절에 나와있다. 히브리어로 미슈파트츠다카’, 공평정의는 수백 번도 넘게 등장할 정도로 구약에서 중요하게 언급이 되고 있다. 특히 미슈파트는 사법적 정의의 의미로, 하나님의 법도에 근거해 이루어지는 올바른 사회 질서를 가리킨다. 그래서 가난하고 힘이 없는 사람들도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고, 외모와 뇌물에 치우치지 않는 올바른 재판을 받아야 함을 강조한다. 바로 이 공평과 정의를 가장 많이 외쳤던 것이 바로 예언자들이다.

구약성서의 예언자들은 하나님의 명령대로 이스라엘 백성들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그 길에서 돌이키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그들은 대체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심지어 때리고 수염을 뽑고 침을 뱉기도 하며 배척했다. 기후불복종 직접행동을 벌이는 활동가들도, 종종 합법적인 방법이 있는데 굳이 그런 방법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라는 비판을 받을 때가 있다.

예언자들은 때때로 특이하고 괴상한 행동을 할 때가 있다. 상가집에 가서 울지 말라고 하거나 잔치집에 가서 먹고 마시지 말라고 한 예레미야, 자신의 머리카락과 수염을 잘라 불에 태운 이사야 등 예언자들은 상징적 행위(symbolic act)를 통해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했다. 오늘날 벌어지는 기후불복종 직접행동도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보호하고 회복하기 위한 메시지를 전하는 상징적 행동과 닮아 있다. 때론 과격하고 절박해 보이기도 하는 행동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예수의 성전 정화 사건만큼 과격하고 절박한 행동이 없을 것이다.

지난 17, 가덕도신공항사업을 졸속으로 통과시키는데 앞장 선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며 당사 점거 직접행동을 벌인 멸종반란 활동가들의 재판과, 지난 18일에 겉으로는 친환경 기업을 내세우지만 베트남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수출하는 두산기업에서 벌였던 직접행동에 대한 청년기후긴급행동 활동가들의 재판이 연이어 진행됐다. 어제의 역사적인 판결이 나머지 재판에도 좋은 선례가 되어 이들의 정당성이 인정되길 기대한다. 시대적 상황과 시급성을 고려한 판결이 나오길 기대한다.

이에 대해 김영준 대표는 기후위기기독인연대는 앞으로도 기후정의와 체제전환을 위한 활동에 굽힘없이 임할 것이라며, “자신을 희생하며 몸을 던진 기후재판 중인 활동가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한국교회가 하나님 창조 질서 보전을 위한 활동에 나서야 할 때라는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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