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훈 총장 칼럼] 건강한 관계의 패턴
[김 훈 총장 칼럼] 건강한 관계의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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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02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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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훈 총장(호주기독교대학)

 

 ‘가는 정이 고와야 오는 정이 곱다’라는 이야기처럼 일반적으로 우리는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 때 친절이 되돌아올 것을 기대하고 인격적인 대우를 할 때 우리는 인격적인 대우가 되돌아오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친구를 갖기 원하면 너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라! 라고 말한다.  그런데 왜 그럴까? 종종 그렇지 않은 경우들을 우리는 삶에서 경험한다.  공손하게 대해 주었더니 더 만만하게 대하며 상대방을 가볍게 여기거나 때로는 무시하고 때로는 학대까지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마치 자신의 종이나 하인이 된 것 처럼 상대방을 다루는 것 말이다.

한 아이는 친구들 사이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서 한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 함께 모이면 설거지도 하고 뒤 정리하는 것을 자발적으로 했는데 하다 보니 자신만 하게 되고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 친구들은 자신이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신이 있으면 아무도 뒷정리를 하지 않는 것을 보게 되어 기분이 나쁘게 되었다고 한다.
한 여성분은 직장에서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고 상사가 시키는 대로 다 했는데 어느 날 보니, 자신은 궂은 일만 하고 있고 상사와 대화를 잘 나누는 다른 동료는 월급이 올라가고 승진이 되는 것을 보고 너무나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한 남자분은 처음에 여자 친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남자 친구가 하자는 것을 다 들어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여자 친구는 자신이 여왕인 것처럼 군림하며 이것저것을 계속 요구하게 되었고 자신이 한 수고에 대해서는 점점 감사가 없어지고 명령적이고 지적하며 자신의 하고 싶은 대로만 하며 점점 더 통제하는 부분만 더 많아져서 이제는 지쳐서 더 이상 잘 해주는 것이 싫어졌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낮은 자존감과 희생적인 부분이 많은 사람과 반대로 자아가 웅대한 사람이 만나면 처음에는 그것이 너무 짝이 잘 맞는 것 같이 느끼지만 시간이 좀 흐르면 자아가 웅대한 사람은 타인을 자기 중심적으로 함부로 대하게 되고 희생적인 사람은 과도하게 희생하면서도 인정을 받지 못하게 되어 관계가 어려워지는 결과가 종종 오게 된다.  

자아상과 관계 패턴의 일반적인 가장 중요한 기초는 대부분 어린 시절에 형성이 된다. 그래서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에서 부모는 어린 시절 자녀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어야 하고 건강한 상호작용을 경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이가 다쳤을 때 부모에게 가면 다시 회복이 될 수 있다는 안전 감, 격려가 필요할 때 부모가 나를 격려해주고, 필요한 것이 있을 때 필요한 것을 채워줄 것이라고 하는 무조건 적인 사랑의 기대를 할 수 있어야 하고, 자녀가 부모에 대해서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때, 그 아이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경험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이 세상이 아이에게는 안전한 곳이고 사람들도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좋은 존재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을 때, 세상과 편안하게 상호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사랑이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잘 가르쳐주고 경계선을 그어주는 것이 부모가 주는 진정한 사랑의 모습이다. 그런데, 무조건 적인 사랑에 대한 안정감이 없는 아이는 부모의 사랑과 인정을 얻기 위해 자신이 무엇인가 노력하고 희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핍된 사랑을 희생으로 타인의 인정을 얻음으로 채워가려고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허용 적인 부모 밑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하지 않아야 하는 지에 대한 경계선을 배우지 못한 경우 과도하게 팽창된 자아상을 가지고 있어서 자기 중심적인 나르시스적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런 두 종류의 사람이 만났을 때는 처음 말한 일반적인 관계의 방식인 “친절하게 잘하면 친절한 반응이 온다”라는 말이 해당이 되지 않는다.  자아가 광대한 사람에게는 타인이 친절한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렇지 않을 때 분노하며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위해 주위 사람을 이용하고 학대하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자신의 생각과 목표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친절하고 희생적인 사람을 좋아하나 그들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바꾸려는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그들의 희생이 자신의 목적을 성취하는데 유익이 되기 때문에 좋을 뿐이다.  이런 사람들과 사는 배우자들이 가지고 있는 ‘언젠가는 나의 사랑과 희생을 통해 감동을 받고 내 아내나 남편이 변하겠지’ 라고 기대를 하는 것은 어리석은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은 결코 받지 못하는 인정과 사랑에 후회를 하게 되고 지치고 관계를 포기하게 되는 일이 생기거나 억압된 분노로 해소되지 않은 감정으로 힘들어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일정한 관계의 공식을 모두에게 적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통하는 관계의 방식이 다른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모든 사람은 독특하고 다른 다양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관계 패턴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사람에 맞는 적절한 관계의 방식을 적용할 수 있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언젠가 만난 한 분은 TV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는 눈을 바로 봐야한다. “말을 듣고 모든 사람들을 대할 때 눈이 뚫어질 정도로 집중해서 늘 눈을 바라본다고 했다.  마음의 의도는 상대방을 존중하여 대화를 잘 나누기 위함이었으나 그 공식을 모두에게 적용하다 보니 관계가 오히려 서먹서먹하게 되고 한 시간도 안 되어 심하게 지쳐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방법을 융통성 있게 사용하지 않으면 이런 현상들이 일어날 수 있게 된다.  친절함이 지나치면 비굴해지고, 눈 마주침이 지나치면 관계의 불편함이 찾아오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린 시절에 형성된 대인과의 관계 패턴을 건강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절대화시키거나 과하게 사용해서는 안 되고 상대방에 맞게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친절하고 자기 희생적인 사람은 반대로 친절한 대우를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고 눈 맞춤을 하는 사람은 때로는 한 눈을 조금 팔아도 된다는 것을 알고 편안하게 다가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평소에 이기적이라는 말을 잘 듣거나 자기 자랑을 잘 하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상대방의 입장을 수시로 생각해 보고 그것을 배려한 행동을 할 때 더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관계는 일방 통행이 아니다. 그래서 주고받는 것이 적절할 때 건강한데 주고받음이 적절하게 되지 않는다면 거기에는 어쩌면 부적절한 관계의 패턴이 숨어있는 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해보라. 그럴 때는 같은 방식으로 상대방에게 다가가지 말고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 보자.  회피하는 사람은 바꾸어서 직면하고 자기 주장이 너무 많은 사람은 조금 줄이고 상대방만 너무 생각하는 사람은 조금은 이기적 이어도 괜찮다. 그럴 때 더 건강한 관계 패턴들을 배워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 호주기독교대학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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