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ㆍ분쟁 넘는 대안으로 평의회 제시
갈등ㆍ분쟁 넘는 대안으로 평의회 제시
  • 양진우 기자
  • 승인 2022.08.24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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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렌트학회, 평의회ㆍ살림 공동체 모색
조나영 교수(인하대학교·왼쪽)가 맡았고, 안효성 교수(대구대학교·오른쪽)가 「아렌트의 평의회 민주주의 사상과 한국 주민자치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제1발표를 했으며, 강윤택 박사과정생(한국학중앙연구원·가운데)이 「포용적 민주주의의 조건으로서 기초 유대 : 아렌트의 평의회 체제와 동학의 살림 공동체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조나영 교수(인하대학교·왼쪽)가 사회를 맡았고, 안효성 교수(대구대학교·오른쪽)가 「아렌트의 평의회 민주주의 사상과 한국 주민자치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제1발표를 했으며, 강윤택 박사과정생(한국학중앙연구원·가운데)이 「포용적 민주주의의 조건으로서 기초 유대 : 아렌트의 평의회 체제와 동학의 살림 공동체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한국아렌트학회(회장 김선욱 교수·숭실대 부총장)24일 숭실대학교 조만식기념관에서 <아렌트 평의회 민주주의 사상과 주민자치>라는 주제로 동 학회 8월 하계 워크숍을 가졌다. 이날 발제자들이 현장에서 발표함과 동시에 줌(ZOOM) 생중계를 했다.

회장 김선욱 교수(숭실대 부총장)
회장 김선욱 교수(숭실대 부총장)

동 학회는 지난 2006년도에 한나 아렌트에 관한 연구 및 교육 활동 등을 통하여 한국의 학문 및 시민사회 발전에 기여키 위해 설립됐다. 활동 내용은 회원의 연구를 촉진하기 위한 학술회의 개최 국내외의 제 학술 단체와의 교류 및 제휴 시민사회 발전을 위한 대중 교육 기회 제공 기타 동 학회의 목적을 위해 필요한 활동 등이다. 이를 위해 학술대회와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다. 또한 한길사와 공동기획 시민강좌 <한나 아렌트 학교> 운영하기도 했고, 김선욱 회장 체제로 접어들면서 학회활동이 급격하게 활발해지면서 격월마다 워크숍, 콜로키움, 심포지엄, 학술대회 등이 진행 및 기획되고 있다.

이날 8월 워크숍 발제자들과 논평자, 그리고 참석자들은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의 평의회 정치체제에 대해 분석했다. 이는 현재 정부 및 지자체 형태에서 가져온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보았다. 이번 주제를 설정한 이유는 현재 대한민국의 대의제 민주주의와 거대 양당체제에 대해 깊은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급 지역 단위에 주민이 정치의 주인 되는 지역평의회 만을 두고 평의회 연방형 주민자치를 실시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대안을 제시했다.

또한 아렌트와 동학이 주장하는 살림공동체의 접촉점에 대해 논의했다. 이는 상호 돌봄의 생명 유대를 기반으로 서로 살림의 적극적 포용과 상호 돌봄 등 상호 생명성에 근거해 타자와의 유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대안들은 중세 이후 현대 교회들이 아닌 초대교회 공동체 교회 관점 정치체제와 유사점이 있어서 기독교철학적으로 모색할 가치가 있다는 평이 있다.

 

평의회 민주주의 사상과 주민자치

안호상 교수는 한나 아렌트의 평의회 구상에 대해 소개하면서 현재적 적용을 했다.
안호상 교수는 한나 아렌트의 평의회 구상에 대해 소개하면서 현재적 적용을 했다.

김선욱 회장이 개회사를 했고, 1부 발표와 논평 시간 사회를 조나영 교수(인하대학교)가 맡았고, 안효성 교수(대구대학교)아렌트의 평의회 민주주의 사상과 한국 주민자치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제1발표를 했으며, 이에 대한 논평을 신충식 교수(경희대학교)가 했다.

안 교수의 발제에 의하면, 아렌트는 정치적인 것이 인간의 실존적 삶의 조건이라고 이해한다. 아렌트는 정치를 복수의 타인들과 더불어 사는 인간만의 공존 양식이며 인간성을 실현하는 특별한 방식이라고 간주했다. 아렌트의 철학은 독자적인 정체성의 형성과 발휘에 관한 개인적인 차원과 공적 영역의 확보에 관한 세계적인 차원을 두 기반으로 하면서도, 공적 영역으로서의 세계와 그것을 실존의 조건으로 삼는 세계인의 문제를 다루는데 치우쳐 있었다. 안 교수는 아렌트의 철학이 정치의 고유성과 공공성을 인간 실존의 차원에서 성찰했다는 점에서 그것은 통상적인 실존철학과 차별성을 보였다, “그 때문에 그것을 정치철학의 한가지 개성적 자산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평했다.

또한 안 교수는 한나 아렌트는 인간사의 영역을 활동적 삶(vita activa)’관조적 삶(vita contemplativa)’으로 나누고 다시 그 각각을 노동(labor)·작업(work)·행위(action)’3)사유(thinking)·의지(willing)·판단(judging)’으로 구분하는데, 이 중 행위는 사실상 정치행위이며 인간의 가장 고차원적 활동능력이자 순수한 인간의 조건으로 간주된다. 아렌트에 따르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적 삶(bios politikos)’이란 용어를 명백히 행위 곧 프락시스(praxis)를 강조하는 인간사의 영역만을 지시하는 데 사용했으며, 이때 행위는 특별히 인간사를 확립하고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활동을 의미한다. 반면 노동과 작업은 인간의 필요와 욕구에 구속된 채 필요하고 유용한 것을 제공하고 생산해온 까닭에 결코 자유로운 활동일 수 없다.

아렌트는 정치에 대해 서로 더불어 세계적으로 살아가는 복수의 인간(Men)’과 그들이 구성하는 공적 영역속에서 비로소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봤다. 이에 대해 발제자는 정치란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면서 각기 다른 개성을 드러내는 가운데 공동의 생활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에는 다양성과 차이에 대한 존중이 자리 잡고 있으며, 공적 공간에서의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과 토론 및 심의, 그리고 합의와 공동 행위의 중시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만일 토론과 설득 행위가 부재하고, 야만강제력이나 명령이 지배한다면 그것은 비정치적이다. 정치행위는 근본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능력이다. 지배를 정치로 여기는 것은 적어도 아렌트의 관점에서 정치에 대한 오해이며 인간 존엄성에 대한 모독이다. 아렌트에 따르면 복수성과 다양성을 배제하고는 정치를 이해할 수 없고 복수성과 다양성이 말살된 곳에서 참된 정치는 수행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아렌트는 플라톤과 같이 이데아를 보는 철인왕을 앞세운 형이상학적 철학으로 정치를 지배하려는 기획이나 인민의 일반의지라는 사실상 초월적인 힘에 의존하는 루소의 의지의 정치 기획은 진리의 폭정에 다름 아니라고 비판한다.

발제에 의하면, 아렌트는 근대의 유산인 의회정치와 정당 체제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아렌트는 복수의 사람들 간의 자유로운 토론과 설득, 그에 기반한 동의로 이어질 수 있는 논쟁(discourse)이야말로 정치생활의 본질을 구성한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대의 정치체제에서는 대중들이 공적 영역에 상시적으로 참여해 자유롭게 논쟁하고 정치적 과정을 직접 결정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이에 대해 발제자는 아렌트는 대의제 민주주의에서는, 인민들 스스로가 아니라, 대표자들만이 오로지 적극적인 의미에서의 자유의 활동인, 표현하고, 토론하며, 결정하는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갖는다고 본다, “정당은 인민의 권력을 축소시키고 통제하는도구라고 평했다. 그들의 강령은 행위가 아니라 집행을 요청하는, 이미 만들어진 공식들이다. 그들의 기능은 공적인 삶으로부터 인민들을 배제하는 것이다. 정당들의 존재와 활동은 공적 사안들에 대한 광범위한 무관심을 창조하는 결과를 낳는다. 대의정치 체제에서 정치는 그저 이익 추구의 합리적 도구가 된 관리행정으로 전락한다.

결론적으로 아렌트는 대의제적, 국가 중심적, 국가 주도적 제도로부터 벗어나, 본래의 정치적 실천을 회복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창했다. 그녀가 미래지향적인 정치의 공간으로 제안한 대안적 정치체는 평의회(the council)’였다. 그녀는 자발적 정치체로서의 평의회 체제와 주권을 전제로 하는 근대적 정치체인 정당을 엄격하게 구분한다. ‘평의회 체제는 사람들이 직접 평등하게 모여 공적인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행위하는 공적 공간으로서, 자발적으로 구성되며 도구적인 것이 아니므로 인간의 자유가 실현되고 인간의 실존이 드러나는 장소가 된다. 그녀는 근대적 대의 체제나 정당을 통해서가 아니라 평의회 체제를 통해 비로소 사람들이 서로 자유롭고 평등하게 관계 맺는 정치가 온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평의회는 하나의 자치 위원회로서 행위자들의 자발적 의지로 구성되고 정치 참여가 이루어지는 공적 영역이다. 평의회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행위와 정치의 자율성에 의해 일상적으로 조직되고 운영되는 자유의 영역이다. 공공의 참여, 공공의 논쟁, 자신의 의견에 대한 공공의 경청, 함께 모여 스스로 판단하고 정치적 과정을 결정할 수 있는 기회의 만끽이 넘쳐나는 곳이 평의회다. 한마디로 평의회는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을 만들고 유지하는 최적의 체제라고 봤다. 당장 중앙 정부와 국가를 해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 할지라도, 장차 단계적으로 지방자치의 차원에서는 중앙 정부와 국회를 흉내 낸 지자체 정부와 의회를 없애고, 읍면동, 시군구, 광역시, 도 각급 지역 단위에 아렌트의 복안처럼 주민이 정치의 주인이 되는 지역평의회 만을 두고 평의회 연방형 주민자치를 실시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발제자는 간접(대의)민주주의라는 유사 민주주의에 미련을 두지 않고 더 빨리 그것을 폐기할수록 민주주의의 진전은 앞당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의회 체제와 동학의 살림 공동체

강윤택 박사과정생은 독창적으로 한나 아렌트의 철학과 동학사상을 접목했다.
강윤택 박사과정생은 독창적으로 한나 아렌트의 철학과 동학사상을 접목했다.

이어 강윤택 박사과정생(한국학중앙연구원)포용적 민주주의의 조건으로서 기초 유대 : 아렌트의 평의회 체제와 동학의 살림 공동체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했고, 김용휘 교수(대구대학교)가 논평했다.

강 연구원은 기존 민주주의에 관한 담론이 제헌 권력의 통제와 분산, 의사결정 과정의 규범적 차원에서 논의됐다, “소수자에 대한 배제의 문제를 적절하게 다루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발제에서 한나 아렌트 표방, 평의회 체제와 동학의 살림 공동체 내에서 이루어지는 기초 유대의 양상을 살펴봤다. 또한 이러한 정치적 사유가 정치적 배제 문제에 시사하는 의미들을 검토했다.

그러면서 일상적 차원에서 민족성과 같은 기초 유대는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상호 이질적인 타인을 이해하며, 구조적 문제에 상호 연대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대해 아렌트는 특정한 단일 정체성을 상정하지 않고 다양한 인간이 공존하며 상호 대면하는 정치적 유대에 주목한다, “정치적 유대는 일종에 파트너십으로 아리스토텔레스적 의미에서 우정(philia)을 말한다고 말했다. 또한 “20세기 혁명 과정에서 평의회는 모든 당의 노선을 초월해 새로운 정치 질서를 구축하는 유일한 정치적 공동체였다, “그러나 혁명 이후 대의제 체제 내에서 정당은 정부의 기능을 단순 복지의 증진과 관리로 제한하는 것에 동의하면서, 평의회는 혁명의 임시적 조직으로 간주하거나 정당에 복속됨에 따라 행정기구로 전락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한 극복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아렌트가 새로운 정치체의 대안으로 주장하는 평의회가 정치적 유대를 바탕으로 한다면, 동학이 주장하는 살림 공동체는 정치적 유대에서 비롯된 공적 책임뿐만 아니라 위계적 일상을 상호 돌봄 체계로 전환하는 생명 유대를 기반으로 한다.

동학에서 말하는 기초 유대로서 생명 유대는 서로 살림으로 적극적 포용, 상호 돌봄을 의미한다. 최시형은 동학적 모심의 생명 원리를 생활 세계에 기반한 적극적 실천 원리로 전환하여, 생활 세계 자체를 서로의 생명을 돌보는 살림 공동체로의 전환을 요청한다. 여기서 살림 공동체는 모든 존재의 공통된 생명성을 전제로 하늘 모심을 실천 윤리를 통해 생명 유대를 형성함으로써 타자를 적극적으로 보듬고 돌보는 살림 공동체이다.

반면에 서로에 대한 정치사회적 책임이 상실되면, 그 자리는 기존 사회질서를 잠식하는 기득권이 자리하고, 사회 패러다임은 포용과 연대, 유대가 아닌 약육강식의 코드가 삽입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발제자는 상실된 유대 속에서 사람들은 더 이상 배제된 자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배제된 자는 더욱 배제되고, 현재 민주주의는 그것이 합당하다고 말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주의는 보다 세련된 약육강식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논찬자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차이를 기반으로 끊임없이 연결되고 연대하는 공동체만이 민주주의만이 내제된 배제를 포용의 코드로 전환할 수 있다, “일상적 차원에서 민주주의에 관한 논의는 의사결정 과정을 어떻게 보다 합리적으로, 또는 공적으로 만들 것인가를 넘어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기초 유대를 어떻게 회복하고 확장할 것인가에 대한 것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현재 부각되고 있는 정부 및 의회 등의 갈등과 분쟁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모색될 전망이다.

종합토론 시간에 김선욱 회장이 총정리했다.
종합토론 시간에 김선욱 회장이 총정리했다.

 

학회 문의: 총무 운영위원 안효성 010-4900-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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