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훈 총장 칼럼] 소리지르는 부모, 귀를 막는 아이들
[김 훈 총장 칼럼] 소리지르는 부모, 귀를 막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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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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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훈 총장(호주기독교대학)

 

 아이들을 키우면서 한 번 즈음은 누구나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는 일들이 있을 것이다. 소리지르는 부모, 귀를 막는 아이들이라는 책의 저자 그레이스 케터만과 펫 홀트는 500명의 엄마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자주 소리를 지르는 엄마가 45%, 거의 매일 소리를 지르는 엄마는 6%, 가끔 소리지르는 엄마는 43%, 그리고 전혀 소리를 안지르는 엄마는 6% 라는 결과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6%의 엄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소리를 지르고 산다는 것이다.  필자의 남편은 사람들을 만나면 타인들에게 ‘우리 아내는 화를 안내요!’ 라고 말을 하곤 했었다. 남편의 말은 그 정도로 화를 안 낸다는 것이지 필자가 화를 전혀 안내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문제를 약간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면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엄마들의 실제 비율은 더 높을 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렇게 화를 내는 엄마들이 많은데 아이들은 엄마의 가장 좋은 점은 다양한 반면 엄마가 화를 내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엄마들이 화를 내지 않을 수 있을까?

 원시 시대에 분노라는 감정은 생존과 관련이 깊었고 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꼭 필요한 감정이었다.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고 분노를 낼 때 적으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었던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위협이 느껴질 때 화라고 하는 감정이 유용하다고 생각해 본다고 할 때 위협이 없는 아이들을 양육하는 상황에서는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지 않고 상황을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아이들이 엄마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 무의식적 엄마의 안전체계를 건드려서 실제와는 다르게 위협적인 상황이 되었다고 사인을 보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어쨌든 엄마의 내면에 경고등이 켜져서 분노가 나는 상황은 실제 위협이라고 보기보다는 엄마의 마음에 있는 잘못된 경고등이 작동을 하여서 실제 상황보다 더 과도하게 부정적 반응을 하며 분노하는 일들이 생겨나는 것일 수 있다.  이것을 다르게 설명하면 엄마가 소리를 지르는 것은 외부적 요인이 아니라 엄마의 내부적 요인에 있을 확률이 크다는 것이고 그렇기에 엄마가 자신을 잘 다스리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자신을 잘 다스는 것이 어릴 때부터 훈련이 잘 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기질적으로 충동적인 부분이 많고 훈련도 잘 되지 않는 분들이 있다고 볼 때 어떤 엄마에게는 자신을 잘 다스리는 것이 쉽지가 않을 것이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것을 공감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다스리는 것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위해서 그 중에 몇 가지만 살펴보자.

 먼저는 자신을 잘 다스리기 위해 계획하는 , 체계적인 삶을 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리 가족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우선 순위를 세운 다음에 그 우선 순위에 맞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우리 가족에게는 신앙 생활이 중요한 우선 순위다. 또는 자녀 교육이 우선 순위다. 또는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우선순위다라는 우선순위가 있다면 그것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가족은 신앙생활을 잘 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할 때 주일에 교회에 가는 것, 가정예배를 드리는 것, 묵상 생활을 하는 것 등을 먼저 계획을 세우고, 그 다음이 가족의 건강, 규칙적인 생활이다 라고 한다면 그것에 대한 계획을 함께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계획 세우는 것이 잘 안되시는 분은 전화기나 구글에 나와 있는 시간 계획표 같은 것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계획을 세워서 살아가고 집도 정리하고 싶지만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는 집을 정리하고 치우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그것을 포기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 그에 더해 배우자마저 정리하는 것에 관심이 없을 때는 나중에는 집인지 쓰레기장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가 되는 경우도 생긴다.  어지러운 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에게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더 많이 나온다고 한다.  그러므로 비록 잘 지켜지지 않더라도 가정의 우선 순위에 맞는 계획을 작은 것이라도 세워서 실천을 할 때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고 그것이 아이에게 소리지르지 않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리가 어려운 사람은 한꺼번에 다 정리를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구역을 정해 놓고 그 부분을 해 나가는 실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계획을 세워 놓고 실천하는 것이 좋은 것은 무엇이 중요하게 빨리 처리해야 할 일인 지에 대해서 알게 되는 부분이 있다. 그럴 경우 누군가 요청하거나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때 “아니요 “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너무 많은 일을 쫓기듯이 하지 않을 때 엄마는 더 안정될 수 있고 그럴 때 아이들에게도 훨씬 더 소리를 지르는 일이 줄어들게 된다. 필자는 예전에 “아니요“라는 말을 잘 하지 못해서 누군가 부탁을 하거나 만나자고 하면 무조건 Yes를 해서 나중에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내게 중요한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계획을 세워 놓으면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가정의 규칙을 세워 놓고 그것을 지켜 나가려고 할 때 엄마는 소리지르지 않고 아이들을 훈련시키기가 더 좋아진다. 물론 규칙을 세워 놓으면 그것을 지켜 나가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노력과 검토가 필요하지만 이것이 습관이 되어지고 나면 나중에는 아이들을 키우기가 훨씬 더 쉬워지고 소리를 지르는 일들이 더 줄어들게 됨으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꾸준히 규칙을 세우고 지켜나가는 노력을 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 중에서 쇼핑 센터에 가면 이것저것 사달라고 떼를 쓰는 아이들을 종종 보았을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미리 아이와 규칙을 정해서 설명하고 지키지 않을 때 일어날 일을 설명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쇼핑 센터에서 미리 계획을 한 것이 아닌데 물건을 사달라고 때를 쓸 경우 엄마는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지 않고 쇼핑을 포기하고 아이를 도로 집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 규칙에 따라 필요할 수 있다. 그리고 왜 도로 집으로 왔는 지에 대해서 아이에게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하면서도 아이가 떼를 쓰면 규칙을 적용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일이 반복이 되면 아이는 훈련되어지는 것이 어렵게 된다.

 이렇게 엄마가 계획과 규칙을 세워서 아이들을 교육하면 자신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되는데 이런 계획과 체계를 세워나가는 것과 더불어 필요한 것은 융통성이다. 규칙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다 보면 반발심을 살 수도 있고 예기치 않은 일들이 발생할 때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하게 된다. 그러므로 한 번씩은 규칙을 지키지 않고 아이들이 자유로움을 느끼게 하는 것도 유익할 수 있다. 이것을 통해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들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여길 수 있게 된다. 부모도 너무 엄격하게 규칙을 지키려고만 하면 그것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도 하고 부부 다툼이 있게 되기도 함으로 융통성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지 않는 부모가 된다는 것은 부모가 먼저 자신을 잘 조절하는 사람이 되는 것임으로 작은 일부터 자를 잘 훈련하고 다스리는 법을 실천해 보기를 바란다.  / 호주기독교대학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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