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훈 총장 칼럼] 분노 표현
[김 훈 총장 칼럼] 분노 표현
  • CHERALD
  • 승인 2022.07.14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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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훈 총장(호주 기독교대학)

 어떤 한 남자분이 자신은 평소에 화를 잘 내지 않는다고 하는데 때로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얕본다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때로는 화를 잘 내는 사람이 좋아 보이고 한번 즈음은 화를 표현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 주어 자신을 얕보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 성숙하지 않은 사회 또는 진보되지 않은 사회일수록 분노가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목소리 크고 힘이 센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분노는 인류가 진보되어 오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것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분노로 인해 영토를 방어하고 정의를 이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은 분노를 표현하는 것을 권장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억압된 분노가 나쁜 것이고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정직한 것이라고 보는 면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분노 왕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분노를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있다. 그 만큼 억울하고 억압된 분노가 많다는 것이다.

 사실, 기존의 많은 학자들은 지금까지 우울증의 원인을 억압된 분노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분노를 억압하면 공격 방향이 내면을 향하게 되어 자기 파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억압된 분노는 신체형 장애로 나타나서 혈압을 높이고 심장병을 일으킨다고 보았다. 더 나아가서는 그것이 암을 유발한다고 말하는데 특히, 감정적 반응을 많이 통제하는 사람들이 분노를 금욕적으로 견디다 보면 그것이 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화를 내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일까? 긍정 심리학의 창시자인 마틴 셀리그만은 소위 분노 옹호론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억압된 분노가 암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매우 취약하다고 한다. 억압된 분노보다는 절망감, 무력감, 우울증이 더 암을 일으키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보고 자주 화를 폭발시키는 사람들도 정상인보다 암 발생률이 높다고 말한다. 또한 분노를 잘 내는 사람들은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분노가 약한 사람보다 5배가 더 높다. 그리고 여성의 경우에는 적대감을 표출하는 것이 오히려 여성의 혈압을 더 높인다고 한다.

 반면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관대하게 반응을 하면 혈압이 내려간다고 한다. 분노를 잘 내는 사람이 심장 마비에 걸릴 확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심장 박동의 횟수가 정해져 있는데 분노나 두려움을 더 많이 느끼는 사람은 배정된 박동양을 더 빨리 소모 시킨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울증이 내면을 향한 분노라는 견해는 프로이트로부터 온 것으로 잘못된 견해다. 때로 우울증 환자에게 내면의 분노를 쏟아 놓게 하면 더 많이 울고 더 심각한 우울증으로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화를 표현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다.

 일반적으로 화가 났을 때는 사람들은 편견을 갖게 되고 이성적으로 반응하지 못하게 되며 도피하거나 공격하게 한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분노는 후회를 낳고 관계에 어려움을 가져온다.

 또한 분노는 폭력적인 행동을 가져오는데 결과가 아주 파괴적일 수 있다. 부모가 부부 싸움을 잘 하게 되면 아이들은 부정적인 아이들이 되고 부정적인 아이들이 되면 인생에서 아이들은 불행한 사건을 훨씬 많이 겪게 된다. 그러므로 분노를 표출함으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려고 하기 보다는 분노를 잘 가라앉히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한 선택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분노를 조절할 수 있을까? 먼저는 분노 일지를 써보는 것이 좋다. 분노 일지를 통해 자신의 분노 패턴을 발견하고 무엇이 자신에게 화를 자극하는 지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분노를 일으키는 자극이 있을 때마다 일단 20번 정도의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자신이 침해당했다는 생각에 도전하고 새로운 해석을 시도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마 그 사람도 어쩔 수 없었을 거야와 같은 화를 가라앉히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이어서 화가 났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를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 반응들을 모아서 대처카드로 만들어보는 방법이 있다.

 대처카드 사용법은 화가 났을 때에 대한 반응으로 효과적인 표현을 만들어 자주 만나는 대상을 향해 화났을 경우를 대비한 표현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적용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배우자에게 화가 날 때 배우자 대처 카드를 주머니에 넣고 있다가 그것을 꺼내서 읽을 수 있다. 대처 카드에는 이런 말이 있을 수 있다. '내 배우자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어 ', ' 같이 화내지 말고 잠깐 밖에 나가서 산책하기', '복식호흡을 하고 화난 마음이 강물에 흘러가는 상상하기'

 마지막으로는 분노로 대처하기 보다는 원하는 것을 그 때 그 때 자기 주장법으로 잘 표현하는 것이 좋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그것에 따른 기분을 이야기하고 그 이후에 이어서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화를 표현하기 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훨씬 유익한 방법일 것이다. / 호주기독교대학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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