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훈 총장 칼럼] 행복한 가정과 자녀양육
[김 훈 총장 칼럼] 행복한 가정과 자녀양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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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0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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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훈 (호주기독교대학 총장)

 행복한 가정에 대한 소망은 누구나 있습니다. 특히, 연애시절에 너무나 사랑했던 사람과 결혼을 한 경우 행복한 가정은 그 사람과 결혼을 하면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는 가정을 꾸리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행복한 가정을 위해 노력을 하는데 처음 꿈꾸었던 것처럼 나의 가정이 행복하게 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삶에 대한 태도나 기본적인 틀은 대부분 어린시절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가정의 모습의 틀은 이미 어린 시절에 형성이 되었고 그 형성된 틀 안에서 나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어린 시절에 우리에게 가장 많이 영향을 준 부모님들은 완벽한 분들이 아닙니다. 특히, 우리의 부모님들과 조부모님들 세대는 시대적인 트라우마를 많이 경험한 세대로 나름대로 상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가정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있어도 그 안에는 건강하지 못한 모습들이 많이 반영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내가 생각하는 최선이 상대방에게는 최선이 아니라 상처요 더 아픔과 어려움을 주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행복한 가정을 꿈꾸면서 나의 부모님들 세대와는 다른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꿈꾸는 사람들은 자신의 익숙한 틀을 벗어난 새로운 변화의 시도들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 제일 도움이 되는 것이 교육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학교 교육에서 옷을 어떻게 만들고 기계를 어떻게 다루고 수학 문제를 어떻게 풀고 영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배우지만 사람들과 어떻게 건강하게 관계하고 행복한 가정을 위해 어떻게 노력을 해야 하는 지는 잘 배우지 못합니다.

 특히, 첫 자녀를 양육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채로 부딪히면서 어려움을 경험하고, 부부갈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아내는 미숙한 남편으로 인해 채워지지 않은 욕구가 쌓이고 남편은 어떻게 도와줄 지 몰라 쩔쩔매면서 서로 힘들어합니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는 경우 부모의 손길이 아주 중요한 시기에 아이들을 잘 돌보지 못함으로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어려움을 갖게 만들고 그것이 평생 지속되는 가정의 어려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분들은 결혼 준비 교육을 받고 또 자녀교육을 미리 훈련받는 일로 준비합니다. 자녀교육에서는 어린 시절이 너무나 중요함으로 적절히 자녀교육에 대한 교육을 잘 받으신 분들은 부모들이 반복한 어려움을 겪지 않으며 행복한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데 새로운 프레임을 적용하기가 훨씬 좋습니다.

 자녀 양육은 너무나 중요하지만 누구나 다 초보로 시작하기 때문에 특히 훈련이 필요합니다. 자녀를 6명을 키워본 저는 자녀 양육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뼈저리게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막상 이론으로 알아도 실천을 하는 것에는 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자녀 교육은 실전적인 교육이 더 많이 필요함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자녀 교육에서 중요한 몇 가지 중요점을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먼저 자녀 양육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부부가 성격이 많이 다를수록 자녀의 기질도 누구를 닮았느냐에 따라서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와 많이 다른 기질을 가진 자녀, 특히 내가 싫어하는 가족 구성원과 닮은 아이가 태어날 경우 그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부모에게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중에서 예민한 기질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을 대할 때 부모의 태도가 수용적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의 기질에 맞는 양육태도를 보이기 보다는 아이를 부모가 세워 놓은 양육방식에 맞추려고 하는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아이는 그것이 힘들어서 어려워할 뿐 아니라 부모의 양육방식에 잘 반응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됩니다. 그래서 예민한 아이들이 대부분 성장하면서 정서적인 어려움을 더 많이 경험하게 되고 더 낮은 자아상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일 좋은 자녀양육방식은 예민하면 예민한 대로 순하면 순한 대로 그 아이의 필요에 맞는 자녀양육을 하는 것입니다.

 언젠가 아는 지인이 첫째 아이가 너무 순하고 착해서 좋은 옷을 안 입혀도 전혀 어려움을 안 느꼈는데 둘째 아이는 학교 행사에 언니처럼 집에서 대충 만들어서 옷을 입혀 주었더니 상처를 받고 수치심을 느꼈다고 하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처럼 자녀들이 똑같은 상황에서 기질에 따라 다르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럴 때 동생에게 까다롭다고 하고 왜 그렇게 유별나게 구냐 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동생의 필요에 맞게 부모가 반응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모는 공평하게 아이들을 대한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그 아이의 독특한 필요를 간과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쌍둥이 아이라 할지라도 서로가 다르다고 하는 것을 전제로 두고 개별성에 관심을 두는 것이 자녀 양육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다음으로 자녀양육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정서적인 양육을 하는 것입니다. 심리도식 치료의 제프리 영 박사님은 아이들에게 충족되어야 할 5가지 정서적인 욕구를 첫째 타인과의 안정 애착, 두 번째 자율성, 유능성, 정체성, 세번째 욕구와 감정을 표현할 자유, 네 번째 자발성과 유희, 다섯번 째가 현실적 한계 및 자기 통제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사랑스러운 존재이며 타인으로부터 세상으로부터 수용받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형성하기 위해서 부모들은 어린 시절부터 아이에게 적절한 반응을 잘 해주고 많이 안아주어야 합니다. 또한 나이에 맞게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자꾸 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아이와 놀이를 함께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정확하게 알게 해주어서 아이가 좌절감을 잘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럴 때 아이는 안정감을 가지고 또한 자신감을 가지고 정서적인 조절을 잘 하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성장해 감에 따라서 아이의 육체가 달라지고 인지가 발달되는 것처럼 아이의 발달에 따라 다르게 부모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 부모님들은 대학에 들어가기 직전인 사춘기에 공부를 하게 하려고 다 큰 아이들을 통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사실은 통제는 아이가 아주 어릴 때 0세에서 5세 때 주로 해야 하는 것입니다. 해야 할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을 정확히 알려 주고 부모가 직접 해주고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 시기이기에 부모가 많은 지시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6세에서 12세 때는 부모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아이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함으로 부모의 통제에 반응하게 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잘못 배우는 것들이 있으면 고쳐주고 훈계하고 가르쳐주는 것이 주요하게 할 일입니다. 그렇지만 13~19세인 사춘기에는 이제 더 이상 직접적으로 가르치기 보다 거리를 두고 통제를 하며 주로 격려, 피드백, 지시를 주되 사춘기 아이가 주도성을 가지고 삶을 살도록 지원해 주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20세가 넘으면 이제 완전히 위임을 해서 통제를 내려 놓고 친구 관계를 맺어가야 하는 시기입니다. 최근 성인이 된 자녀와 사는 부모님들은 같이 산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통제하려고 할 때가 많은데 그것이 자녀와의 갈등의 주요한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행복한 가정의 중심을 이루는 자녀양육에 있어, 자녀의 기질을 이해하고 정서적 양육을 하며 발달 단계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함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이 세가지 영역에서 만이라도 변화를 시도한다면 가정안에는 많은 성장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행복한 가정을 위한 건강한 자녀양육을 위해 훈련 받고 교육받는 일에 조금 더 적극적인 모두가 되길 바랍니다. / 호주기독교대학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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