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통신] 잠비아에서 온 편지 - 3회
[선교사 통신] 잠비아에서 온 편지 - 3회
  • 박인재 기자
  • 승인 2022.06.04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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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희-김혜영 선교사 가족

 

 5월도 지나가고 한국은 이제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되겠네요. 잠비아에서 평강을 전합니다. 이 소식을 접하는 모든 기도 동역자들도 어디에 계시든 평강하시길 빕니다. 저희 가정은 잘 살고 있습니다.

 잠비아는 남반구에 위치하기에 한국이 더워지면 여기는 반대로 추워집니다. 얼마 전에는 밤 기온이 10도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낮에는 여전히 따가운 햇살에 반팔을 입어야 하지만 그늘 안으로 들어가면 쌀쌀합니다.

직접 만든 깡통자동차와 아이들

 잠비아 집 건축구조는 굉장히 단순합니다. 그냥 벽돌을 쌓아 올리고 그 위에 지붕을 올리면 끝입니다. 한국처럼 단열자재나 견고한 창호는 일반적으로는 구할 수도 없고 있지도 않습니다. 꼭 필요할 경우 외국에서 직접 수입해서 사용하는 정도겠죠. 그래서 바깥이나 집 안의 기온이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Cold Season이 오면 감기가 유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우리 교회와 학교에도 감기 환자가 증가하여 결석자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한국을 떠날 때 후원받은 비상약들을 많이 나눠줬습니다. 잠비아 의료시스템이 아주 열악한 것은 아니지만 약을 구하는 절차가 번거롭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이용하지 않습니다. 시간을 들여 먼 길을 가서 기다리고 진료를 받으면 하루치 약만 무료로 줍니다. 큰 일이 아니면 사람들이 병원에 잘 안가는 이유입니다.

 준희, 호산, 한비도 코로나와 말라리아와 감기로 이미 여려 차례 병원을 이용했습니다. 외국인은 병원진료가 유료입니다. 한국에서는 쉽게 구하는 코로나 진단키트 검사와 간단한 피검사를 하고 감기약을 받았더니 10만원 가까이 지출이 발생했습니다. 이럴 때 한국의 국민건강보험 제도가 많이 생각날 수 밖에 없습니다.

건축 현장

 이렇듯 집 구조가 단순하다보니 집을 뚫고 들어가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는 부모님 집에 몰래 온 손님이 있었습니다. 지붕을 뜯고 들어가는 것은 이제까지 성경에서만 듣던 이야기였는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주일예배 시간에 모두가 예배드리고 있는 동안에 일어난 일입니다. 분실된 것은 돈 몇 푼이었지만 그보다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것처럼 마음이 분실된 기분이었습니다. 이보다 더 허탈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여기에 적응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몰래 온 손님의 흔적

 세계 경제가 어렵다고 합니다. 잠비아도 그 여파에 잠기고 있습니다. 도난사고와 외국인 대상으로 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건축자재의 가격이 일제히 오르고 경유, 휘발유 가격은 작년 12월 대비 40%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제 앞으로 잠비아 사람들이 주식으로 먹는 옥수수 가격도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언제 다시 안정을 찾을지 모르겠지만 코로나가 줄어든 것처럼 물가상승도 줄어들면 좋겠습니다.

주일예배에 참석한 엘릭과 외할머니

 

 지난 번 소개했던 엘릭의 소식을 전합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기도에 동참해주셨습니다. 그 후 426일에 수술예약을 잡았습니다. 날짜에 맞춰 병원에 가니 예약 명단에 이름이 없다고 합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수긍했습니다. 왜냐하면 여긴 아프리카거든요. 한국 병원과 한국의 행정절차를 생각하면 절대로 이해 못할 일이지만 여기서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526일로 다시 예약을 잡고 당일에 병원에 갔으나 의사가 바쁜 관계로 29일 주일예배 후에 다시 병원에 방문했습니다. 이번에는 아이가 감기에 걸려서 먼저 감기를 회복하고 돌아오라는 의사의 진단이 있었습니다. 주중에 다시 방문해보라는데 하루빨리 수술이 진행되면 좋겠습니다.

 잠비아는 모든 일이 참 더디게 진행됩니다. 슬로우 라이프라고 하기엔 힐링은 없고 기약 없는 기다림만 있으니 시작하기도 전에 지치게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도 엘릭의 안부를 물어봐주시고 기도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다시 힘을 내봅니다.

 

 기도동역자들에게 드리는 요청

 잠비아 선교사 가정으로 사역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언제나 이 감사의 기도를 기억하며 먼저 기도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가정에 날마다 건강을 하락하여 주셔서 맡겨진 임무를 잘 완수할 수 있길 기도합니다.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항상 하나님께 도움을 구할 줄 아는 믿음의 자녀가 되길 기도합니다.

 잠비아와 사람을 향한 사랑의 마음이 식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2022530일 월요일

 이찬희, 김혜영, 준희, 호산, 한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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