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 성폭력 인천 A교회 김 모 목사, 항소심 징역 5년 선고
그루밍 성폭력 인천 A교회 김 모 목사, 항소심 징역 5년 선고
  • 박인재 기자
  • 승인 2022.02.16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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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판결 법 적용의 오류 인정, 원심보다 2년 감형
피해자 부모들, "그루밍 성범죄 판례 인정은 다행이나 감형은 이해되지 않아"
그루밍 성폭력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인천 A교회 김 모 목사

 

 자신이 사역하던 교회 교육부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러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던 인천 A교회 김 모 목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11일 서울고등법원 제 11-3형사부(황승태 재판장) 심리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김 목사에 대해 징역 5년과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각 5년을 선고했다. 또,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당초 선고공판은 지난 1월에 예정되었으나 재판부는 더 따져볼 사항이 있다며 선고를 연기하고 추가변론기일을 열었고 이 날 재판부는 1심 재판부 판단 중 직권파기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B 모 양에 대한 유사성행위 부분에 대해 공소사실과 죄명을 비교할 때 원심판결에 오류가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한다고 밝혔다. 

 즉, 원심은 위의 혐의에 대해 ‘위력에 의한 유사성행위’가 아니라 ‘폭행이나 협박에 의한 유사성행위’로서, 원심의 판단에 오류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원심판단을 파기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 조항 해석의 오류가 있었으나 해당 부분의 공소사실은 다시 유죄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또 재판부는 김 모 목사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공소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를 기각하고, 피해자들의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성적 자기결정권이 부족하기에 타인의 기망으로 인해 자기결정권이 침해당할 수 있으며, 타인의 성적 침해로 인한 위험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어려운 나이다" 라고 판단했다. 또한 "피해자들은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삶의 경험 미숙으로 자신의 성적 자유가 침해되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이를 거부하면 관계의 단절을 우려하기에 피해자들의 진술에 일부 모순된 점이 있더라도 피해자들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1심 재판부가 일부 무죄라고 판단한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에 대해서 재판부는 "원심 재판부가 무죄로 판단한 교회수련회 관련 행위에 대한 부분은 현재까지 정확한 사실확인이 되지 않고 일치하지 않아 원심의 무죄판단을 인용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됐던 '위력이 아닌 폭행에 대한 유사성행위' 부분에 대한 사실에 대해 재판부는 일반 유사성행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적용법의 양형기준권고에 따르면 징역 5-45년이 제시되고 있는데, 피고인은 교역자로서 높은 윤리기준이 제시되고 있기에 엄히 처벌해야 하고, 특히나 가해행위의 횟수와 피해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1심 공판에서 보여준 태도와는 달리 2심에 들어서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동종전과가 없는 점을 고려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판결에 대해 피해자들의 부모들은  “이해되지 않는 판결”이라면서도 “그래도 성 그루밍이 인정된 판례로 남아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단법인 평화나무와 인터뷰한 피해자 부모 중 한 명은 "성범죄자들에게 너무 자비를 베푸는 것 같다. 이런 사법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며 “추가 형량이 나와도 모자랄 판에 감형된 게 이해되지 않는다. 2년 깎인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며 탄식했다.

 또 그동안 피해자들과 연대해왔던 성교육상담센터 ‘숨’의 정혜민 대표는 판결 직후 자신의 SNS에 “아쉬운 점도 있지만, 아청법도 개정됐고, 우리 다음 세대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하게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 피해자들 편에 서서 함께 싸워준 모든 분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신창이가 되어있는 피해 교인들과 큰 상처를 입은 교회가 다시금 회복될 수 있도록 힘써 돕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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