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서적] '나는 신천지에서 20대 5년을 보냈다'
[신간서적] '나는 신천지에서 20대 5년을 보냈다'
  • 김경미 기자
  • 승인 2020.05.09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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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천지 교리의 모순과 계급 구조, 집단 이기주의와 폐쇄성, 종말론에 기초한 신앙관과 맹목적인 추종 강요 "
" 베드로지파에서 경험했던 일들과 '왜 청년들이 신천지에 빠지는지'

신천지 탈퇴자인 20대 두 청년이 신천지의 가스라이팅과 그루밍, 그리고 상식 밖의 전도방식으로 완벽하게 당한 이야기들을 책으로 고백하였다. 외부에는 신천지에 대해 단편적이로 왜곡된 정보가 많기 때문에 20대가 신천지에 빠지는 이유와 신천지의 전도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담은 이 책은 원고를 두고 지난달 21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모금을 시작하였다. 단 이틀만에 목표 금액인 300만원을 달성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 속에 오는 4월 27일 정식 출간한다.

광주광역시에 살던 1996년 동갑내기 두 친구는 10대 때 한 청소년 단체에서 만나 가까워졌고, 18살이 되던 초여름 시대 한 카페에서 교인에게 이끌려 신천지에 들어간 박형민씨는 23살이 되던 2019년 9월 신천지를 탈퇴한 '사고자'(신천지 탈퇴자를 가르키는 용어) 가 되었다. 박형민씨의 전도로 2016년 신천지에 발을 들였던 친구 김동규씨는 다른 친구의 도움으로 다행히도 3개월 만에 신천지를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박형민씨는 6개월간의 싸움 끝에 탈퇴를 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시해도 "그래도 신천지가 옳은데.." 등의 반응에 한숨이 나왔고 한 명씩 진실을 알려주는 방법은 비효율적이라 느꼈다. 그 날부터 김동규씨와 함께 글을 정리하였다. 그는 자신을 피해자이자 가해자 이기에 더욱 진실을 알리고 싶었고, 대출을 받고 돈을 모아 더 이상 신천지에 피해를 보는 인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써내려갔다. 이 프로젝트를 신천지 교인에게 보내자 어떤 이는 감당 할 수 있겠느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등의 협박도 있었지만 사실은 나가고 싶다는 답이 온 교인들도 있다고 합니다.

수기에는 개인적인 고백과 신천지에 대한 고발의 내용이 함께 담겨있다. 그들이 처음 신천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미래가 막연하고 불안한 시기였다. 박형민씨는 대학 대신 직업반 지원서를 제출 한 뒤 길이 보이지 않은 시절이었고, 김동규씨는 방향성을 상실한 채 대학에 진학한 후 였다. 심적으로 앞으로의 미래가 불안한 때 '성경공부'를 제안 받았고 3-4명이 모이는 '복음방' → 150여명이 모여 공부하는 '센터' 단계를 차례로 거쳤다. 보통 이 두 단계를 마치면 6개월이 지나는데, 이 때쯤 "에스(S)를 푼다" 즉, 이 곳이 신천지 임을 알리는 의식이다. 신천지임을 알고도 빠져나오지는 못하는 이유에 대해 지은이 박형민씨는 "도박에 빠진 사람처럼 지난 시간에 대한 보상을 갈구했다. 나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그들의 주장을 내면화하기 시작했다." 라고 밝혔다.

20대가 신천지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안정감'을 원하는 마음에서 시작되고, 기성세대보다 경제적으로 취약하여 불안하며 사회적 주체가 될 기회도 적었던 청년세대에서 '소속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강렬한 인정요구'를 신천지가 교모하게 이용한다고 한다.

특히, 한 사람을 전도하기 위해 여러 사람을 동원하여 '거짓세계'를 만들기 때문에 합리적 의심이 불가능하게 만들며 함께 공부하는 신입들이 대부분 기존 신천지 신도이기 때문에 '잎사귀(신천지 신입)'들이 객관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그 과정에는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여 상부에 보고하는 것도 속한다. 그 예로 김동규씨가 PC방에서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을 시청하고 있을 때, 신천지 교인이었던 아르바이트생일 이를 상부에 보고하며 김씨를 전도했던 박씨에게 바로 알려졌다고 한다.

탈퇴를 선언하면 상황을 조작하여 상대방이 판단력을 잃게 만드는 '가스라이팅'은 한층 더 교묘해지고, 주소나 학교 개인정보들을 거론하며 "가족이 위험해질 수 있겠다" 등의 두려움을 증폭시킨다. 이를 '은사치기'라고 일컫는다. 신천지 때문에 집을 나간 자녀를 찾기 위해 1인 시위를 하는 부모를 가르켜 '아르바이트생'이라 비난하거나 "인터넷 보지마세요. 영이 죽어요" 미리 단속을 한다.

두 작가는 '신천지'로 인해 겪었던 지난 시간들을 없던 일로 하고 싶었지만, 외면하는 것 보다 더욱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신천지에서 느낀 회의감과 인간에 대한 고민등을 솔직하게 적어가며 신천지에서 빠져나온 행운을 그저 '행운'으로 남겨두는 것이 아닌 다른 이들에게 전하는 메세지로 삼고자 한다.  현재 박형민 씨는 '건축'에 관심을 갖고 대학에서 관련 공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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