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 대비 절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 대비 절실
  • 최영신 기자
  • 승인 2020.04.2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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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성수·헌금제도 등 전통적 교회제도 변화 시급
코로나 종식 후 유명 설교가 중심 교계 변화 전망
경기도 하남시 초이화평교회 인터넷 예배장면
경기도 하남시 초이화평교회 온라인주일예배 촬영 모습.

공예배가 멈춘 채 온라인 예배가 두달 가량 지속되자 교인들 사이에 그전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새로운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목회 현장의 어려움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예배를 재개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으리라고 이야기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이전의 목회 방법이 성립되지 않을 것이기에 적절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하고 있다.

평신도의 교회 참석의향 감소

한국목회자협의회(대표=지형은목사)가 「코로나19의 한국 교회 영향도 조사」란 주제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공예배 출석이 모두 회복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교회 예배 참석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12.5%가 ‘필요한 경우 교회에 가지 않고 온라인/기독교방송으로 예배 또는 가정예배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응답했다. 또한 출석 교인의 수가 어떻게 변화할 듯한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20.0%가 ‘온라인 예배 등의 이유로 출석교인수가 줄어들 것 같다’고 답하며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우려에는 주일 성수에 관한 교인의 인식 변화가 동반된 것으로 나타난다. 주일예배 중단 교인을 대상으로 주일성수에 관한 생각의 변화를 묻는 질문에 22.9%의 응답자가 ‘주일에 꼭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답했다. 해당 응답을 한 이들은 주일예배를 한 달에 2~3번 참석한 이가 45.8%, 한 달에 1번 이하가 39.0%로 나타났다. 또한 교회 비봉사자 중 30.5%가 주일예배를 교회에서 반드시 드리지 않아도 된다고 답해 평신도 그룹의 교회 이탈 현상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조사 관계자는 “대다수 교인이 과거처럼 동일하게 예배에 출석하겠다고 응답했지만, 7명 중 1명 가량은 교회에 가지 않을 수도 있을 거라고 응답해 어느 정도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현장예배 중지의 역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교회에 가지 않고 다른 예배로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응답은 주일예배에 매주 참석하지 않는 사람에게서 높게 나왔으며 교회 비봉사자나 일반 교인, 대도시 지역에서 대체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고 전했다.

가나안 교인 사이에서 나타나는 온라인 예배 참여 의향도 주목할만하다. 가나안 교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예배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가끔 진행하는 식의 교회가 있다면 참여할 생각이 있는지 묻자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53.5%가 참여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조사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예배 문화를 경험하면서 온라인 교회에 관한 가나안 교인들의 수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나안 교인 선교 전략 방향을 수립하는 데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온라인 헌금 제도 정착 절실

초기 대중매체를 통한 미디어 예배가 자리잡기 시작했을 때 몇몇 대형교회에서 원활한 헌금 수급을 위해 ATM을 교회 내 비치하고 교회 계좌를 개설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일각에선 교회가 상업화되어가는 듯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지만, 많은 교인들을 대상으로 일일이 헌금통을 돌리고 봉투를 수거해 헌금을 모으는 일에 너무나 많은 인적·물적 자원이 활용되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더욱 효율적인 헌금 수거와 더불어 교회의 공적 사역에 인력을 투입할 수 있기에 이를 긍정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헌금 문화의 변화로 인한 의견 차이가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긴 하지만 스마트폰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의 발달과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의견 차이가 이른 시일 안에 사라질 전망이다.

온라인 헌금이라는 제도는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지만, 제도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교인들에게서 공예배가 재개되기 전까지 헌금을 내지 않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한국목회자협의회의 조사 결과 교회의 온라인 헌금 방식에 관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 중 60.8%가 온라인 헌금에 찬성을 표했다. 이는 온라인 계좌 헌금 제도 자체에 관한 불만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는 지표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공예배가 중단된 상황에서 헌금을 어떻게 했는지 물은 질문에 33.6%가 ‘계좌 이체하여 헌금했다’고 전했는데 이는 현시점에서 온라인 헌금 제도가 정착한 것과는 별개로 오프라인상에서 직접 헌금하는 문화를 온라인 헌금 제도가 대체하지 못했음을 방증하는 근거가 된다.

 

유명 설교가 중심의 개편 예상

온라인 예배 문화의 확산을 바탕으로 한국교회 기저에 깔려있던 대형교회 설교자 중심의 신앙관이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대형교회의 대표 주자인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이영훈목사)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2만 7천여 명, 사랑의교회(담임=오정현목사)의 구독자 수는 4만 5천여 명, 온누리교회(담임=이재훈목사)의 구독자 수는 3만 9천여 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본격적으로 개시된 2월을 기점으로 집계된 개교회의 주일설교 조회수가 구독자 수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주일설교 평균 조회수는 1만~1만 5천, 사랑의교회의 주일설교 평균 조회수는 7~9천, 온누리교회의 주일설교 평균 조회수는 1만 4~9천으로 조사됐다. 비록 대형교회에선 자체적인 온라인 실시간 방송으로 주일예배를 대체하고 있지만, 이들 교회의 교인 수와 구독자, 주일설교 조회수 간 차이를 볼 때 상당한 교인들이 유튜브 주일설교에 접근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와 달리 새에덴교회(담임=소강석목사)의 구독자 수는 1만 8천여 명, 주일설교 평균 조회수는 12~15만을, 분당우리교회(담임=이찬수목사)의 구독자 수는 12만여 명, 주일설교 평균 조회수는 14~16만을, 선한목자교회(담임=유기성목사)의 구독자 수는 10만여 명, 주일설교 평균 조회수는 8~10만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 예배 문화의 확산을 기회로 많은 교인들이 유명 설교가로 교계에 알려진 목회자들의 설교를 찾아 듣고 있다는 경향으로 비춰진다. 이러한 현상은 평소 가정과 교회 건물과의 거리, 평상시 맺고 있던 교회 내 인맥, 교회 분위기 등 다른 교회를 찾아가지 않았게 됐던 여러 제약들이 현장 예배가 중단됨에 따라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나타났다고 풀이된다.

유명 설교가의 주일 설교에 많은 이들이 유입된 점에 관해 설교교육 전문 목회자인 김도인목사(아트설교연구원)는 “많은 교회가 유튜브를 통해 설교 영상을 올려 교인들에게 설교를 들을 것을 요청하지만, 교인 숫자를 모두 채우기는커녕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반대급부로 유명 목회자의 설교 영상 조회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있는 점을 볼 때 코로나19 종식 이후 설교 능력을 기반으로 하는 교회 개편이 일어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하는 영상 매체의 발달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예배가 목회자 간 설교를 직접 비교하는 계기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강조한 김목사는 “그간 한국교회는 평소 설교를 매우 중요하게 가르치는가 하면 좋은 설교자를 찾기 위해 교회를 이전하는 문화가 교인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상태이다. 오늘날 목회자는 이러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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