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균 목사 “민족화합, 대화해야 가능하다”
김병균 목사 “민족화합, 대화해야 가능하다”
  • 백성복 기자
  • 승인 2019.11.15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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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사상∙이념차이, 인간중심으로 대화하자"
출판기념 강연회 기념사진
출판기념회 및 강연회 순서 담당자들.

그리스도교-주체사상연구소,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예수살기, 갈릴리신학대학원 동문회, 한국기독교평화연구소,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이 공동주관한 김병균 목사 출판기념 강연회가 ‘탈냉전 평화통일시대 민족화해와 화합의 길’이란 주제로 지난 11월 5일, 서울 종로구 소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렸다.

평화통일은 우리 민족이 염원하는 가장 어려우면서 반드시 풀어야하는 숙제다. 해방 이후 우리 민족의 의지와는 달리 외세 또는 국제정세에 의해 이념적으로 갈라져 참혹한 전쟁까지 겪어야 했던 역사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우리의 소원은 평화통일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열망과 달리 현실적으로 평화통일은 모래 언덕이 끝없이 이어지는 사막처럼 암담하기 이를 데 없다. 평화를 위한 길은 가시밭길이다. 남북이 사상과 이념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실 앞에 외부적으로는 각국이 이해타산에 적극개입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진보와 보수의 정치적 계산으로 헌신하는 이들을 골고다의 언덕길로 내몰고 있다. 이러함에도 평화통일을 위해 화합과 대화는 필요요소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민중신학∙마르크시즘∙주체사상간의 대화」의 저자 김병균 목사는 민족화합을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리고 그 통렬한 외침을 긴 시간 인고 끝에 글로 세상에 내어놓았다. 김경호 목사(강남향린교회)는 서평을 통해 “민중의 해방과 민족의 통일을 위해 온 몸으로 참여하고 투쟁하는 모습이 감동이다. 인간 김병균 그 자체가 바로 사건이다”라고 평했다.

인사말을 통해 통렬하게 민족의 화합을 외치는 김병균 목사와 배우자
인사말을 통해 통렬하게 민족화합을 외치는 김병균 목사와 부인.

이날 강연회는 1부 출판기념 강연회와 2부 출판기념 축하식으로 나눠 진행됐다.

1부 출판기념 강연회는 장병기 목사(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총무)가 사회를 맡았고 조현정 목사(그리스도와주체사상연구소장)는 개회인사를 통해 “오늘 귀중한 모임으로 남북이 사상적 대화를 통해 제 3의 사상과 체제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정금교 목사(전 목정평상임의장)가 기도하고 저자 김병균 목사의 삶과 여정을 보여주는 영상시청 시간을 가졌다.

강정구 박사(전 동국대 사회학과)는 ‘탈냉전과 평화통일시대 민족화해와 화합의 길’이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작전통제권을 미국에 넘기고 지금까지 되찾지 못함을 개탄하면서 “이는 주권국가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가는 폭력수단(군대, 경찰)의 배타적 독점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되레 반환해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내는 일부 과거 장성들을 지탄했다. 이어 “남과 북이 평화의 길로 나가기 위해서는 남북 역사가 상승적 결합을 해야 한다. 역사적 결과론으로 대북 우위적 현실이 잘못된 과거를 미화∙정당화돼서는 안 된다. 역사를 왜곡하고 외면하면서 진실이 묻혔다. 해방 이후 북측은 토지제도 개혁, 친일파 숙청 등 해방적 민중사적인 청산을 제대로 한 반면에 남측은 아직도 친일파가 득세하고 있는 잘못된 세상이다. 비판받고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미 동맹을 폐기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과거 이승만 정권의 정통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5.10 선거의 정당성을 따져봐야 한다. 선거란 것은 대표성이 있어야 한다. 국민의 뜻을 모아 투표해야 마땅한데 과연 국민의 뜻이 있었는가? 좌익, 중도, 김 구 등의 우익세력까지 선거 정당성을 부인당하고 참여도 배제 당했다. 이로 인해 친일파청산, 식민지잔재청산, 근본적 사회구조 개혁 등이 총체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후 4월 민주혁명, 5.18항쟁, 6월 항쟁, 촛불혁명 등으로 성장한 민주주의 진전에 정통성을 충족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진실을 외면해서는 발전이 없다. 해방 시 외세의 개입이 없었다면 조선 전체가 사회주의화 될 가능성이 높았다. 인정하자. 사회주의와 자유주의가 통합할 수 있는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 대한민국 초대 헌법을 보면(제 84조, 85조, 87조, 88조). 당시 헌법기초위원장 서상일은 헌법 근본정신으로 ‘우리 3천만은 물론이고 자손만대로 하여금 현 시국에 적응한 민족사회주의국가를 이루자는 그 정신의 골자가 이 헌법의 총집’이라고 했다. 사회주의는 먼 나라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자유주의는 옳고 사회주의는 그르다란 흑백논리가 아닌 화합과 통일을 위해 역사적인 사실을 직시하고 반성하며 함께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연하는 강정구 박사
강연하는 강정구 박사

김경호 목사는 서평에 앞서 책에 망라된 지식이 너무 방대하고 심오했다. 뿌리 깊은 지식들이 각 분야의 통찰력으로 채워져 있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는 동안 매우 중요한 정보들을 얻는 과정을 얻었다”며 "'민중신학과 주체사상 간의 대화'의 책 내용 중, 세 가지 부분에 주목해 서평했다"라고 말했다. 

서평을 발표하면서 통일신학자 박순경이 민중신학 태동기에 '서남동'과 '안병무'의 글을 비판한 부분에서 저자의 박순경의 비판은 공정이 않다라는 평가에 신중하게 고려했어야 함을 지적 하며 한국 민중의 뿌리에는 민족의 진통과 분단의 아픔이 있다. 소외된 민중을 넘어 민족적 민중으로 이해하면 대중에게 설득력을 얻고 이것은 북을 이해하고 그들과 공통의 역사 이해를 갖는데 중요한 터전이 될 것이다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또 민중신학을 통해 주체사상을 바라보는 부분에서는 저자가 우리 사회의 금기로 묶인 주체사상을 연구하고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진지하게 모색했다는 자체를 높이 평가한다. 저자가 어려운 시대를 뚫고 대화의 문을 열고자 금기를 풀어 제쳤다는 데 박수를 보낸다면서 민중의 해방과 민족의 통일을 위해 온 몸으로 참여하는 김병균 목사는 살아있는 역사다. 투쟁하는 모습은 감동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들은 은퇴해서 쉴 나이에 책들과 씨름하며 끊임없는 학구열을 보이는 모습에 존경스럽다. 마침내 이렇게 저술로 새 길을 낸 것은 자신의 남은 여력을 민중해방과 민족통일을 위해 아낌없이 쏟아 내겠다는 또 다른 행동이다라고 평했다.

2부 출판기념 축하식은 임광빈 목사(의주로교회)의 사회로 귀빈들의 축사와 격려사가 이어졌다.

홍성현 박사(전(前) 갈릴리신학대학원분원장)는 “후배들이 선배를 따라 공부하고 신앙과 학문을 존중하며, 그 것을 뛰어넘는 분위기가 이어지길 희망한다. 남북대화∙화해를 주제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후배들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양희철 선생(비전향장기수)은 “은퇴 후 절차탁마해 좋은 책을 쎴다. 서평도 참 감명 깊었다. 민중 신학자로 고된 노고에 깊이 감사하다”며 더불어 축시를 낭송하고 헌정했다.

김용복 박사(전 한일장신대 총장)는 “한국교회의 민족운동에 큰 격려가 된 사건이다. 융합하면 둘이 아닌 셋, 넷, 다섯이 된다는 틀과 논리는 대단한 발상이고 대화의 필요성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면서 “과거에서부터 논의하지 말자. 10년 후 또는 50년 후에 남∙북이 하나 돼 춤출 수 있는 생명의 향연을 위해 일하자. 최근에 생각해보니 민중신학도 아직 어리고 주체사상도 부족함이 있다. 우리가 창조적인 상생과 평화를 위한 새로운 고고학을 하자. 생명의, 평화의 지혜를 5천년 역사에서 발굴하자”며 격려했다.

 

각계 귀빈들의 덕담도 이어졌다. 진관스님, 이규재 선생, 문대걸 목사, 이향 목사, 하은규 목사는 출판을 축하하고 통일을 위한 화합과 화해의 방안을 연구하며 실천하는 김병균 목사의 삶과 열정을 치하했다.

각계 귀빈들이 덕담을 전했다
각계 귀빈들이 덕담을 전했다

이어 장현호 선생(길가는 밴드 리더)이 ‘막다른 길에서’라는 축가로 저자의 여정과 노고를 표현했다.

장연호 선생이 축가를 불렀다
장연호 선생이 축가를 불렀다

 김병균 목사는 “지난 70여 년간 냉전과 대결상태에 있던 한반도에서, 남북화해와 통일로 나가는 길목에는 특히, 이데올로기와 사상적 갈등이 암초가 되어 왔다.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의 정의∙평화∙사랑의 실현’과 마르크시즘(Marxism)의 ‘일하는 사람들이 인간답게 사는 휴머니티(humunity)를 고리로 삼아 대화하자고 말한다. 남측의 민중신학과 북측의 주체철학 간의 신학적∙사상적 만남을 시도한다. 지난 40여 년간 농촌목회자로, 변혁운동가로, 신학연구자로 치열한 삶을 살아왔다. 남과 북의 종교적∙사상적 대화를 통해 한반도에 실사구시적인 화해와 평화를 이 땅에 구현하기 위해 이 책을 내놓게 됐다”라고 감사인사를 전하고 축하식을 성황리에 마쳤다.
 

△ 저자

김(金)병(柄)균(均)  1948년. 전남 강진.

△광주서중, 대입검정고시.
△장로회호남신학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원(목연).
△기장총회선교사신학대학원.
△나주대 사회복지과.
△갈릴리신학대학원신학박사.
△2008-2009년 나주대 외래교수(Th. D).
△1978-2018 고막원교회 외 40년간 농촌목회, 농민운동을 비롯 인권, 민주화, 시민사회, 환경, 평화통일, 에큐메니컬 운동에 동참, 은퇴 후 사회변혁운동 현장에 참여.

△예장농촌목회자협의회 회장.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회장(2004년).
△광주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NCCK).
△한국기독교협의회(NCCK) 인권센터 이사.
△민주쟁취광전국민운동본부 공동의장(1987년).
△민주주의∙민족통일광전공동의장.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 광-전공동의장.
△나주촛불 상임대표.
△평화통일을 여는 사람들 공동대표(現).

△1989년 ‘페레스트로이카 글라스노스트 회의’(Perestroka Glasnost in Asia) NCCK 대표단 참석(교토 간사이세미나 하우스).
△2007년 통일쌀전달 북측개성방문단 평양방문.

△1995년 범민련남측본부29인사건 국보법 구속.
△1997년 류재을열사장례식사건 집시법 구속.
△2006년 광주군공항페트리어트미사일철거투쟁 1심 유죄판결, 고법항소 공소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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