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원로, 전광훈 목사 발언 비판 기자회견
교계 원로, 전광훈 목사 발언 비판 기자회견
  • 양진우 기자
  • 승인 2019.06.13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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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극단주의 발언에 관한 심리철학적 분석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대통령 하야" 요구 파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지난 6월 12일,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며 기자회견 및 금식기도 농성에 돌입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지난 6월 12일,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며 기자회견 및 금식기도 농성에 돌입했다.

 

한국교회 4대 연합단체 중 한 단체의 대표의 막말 사태’ 로 인해 기독교계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교계 원로들은 오는 618일 오전 11, 서울 종로 5가 소재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광훈 목사의 최근 발언에 대해 비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증경총회장 장차남 목사, 예장 통합 증경총회장 림인식 목사, 박종덕 전 구세군 사령관, 대한성공회 박경주 주교, 기독교한국침례회 증경총회장 김용도 목사, 복음교단 증경총회장 이동춘 목사, 예장 대신 증경총회장 최복규 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 증경총회장 전병금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총무 백도웅 목사, 예장 고신 증경총회장 이용호 목사 등이다.

이러한 사태가 벌어진 이유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지난 612,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며 기자회견 및 금식기도 농성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전 목사는 지난 611,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올 연말까지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은 하야하라주님의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전광훈 목사, 계속된 극우적 강경 발언

 

이러한 주장을 하기 전에 이미 지난해부터 강경발언을 해왔다. 전 목사는 청와대로 진격할 때 사모님들을 앞세우겠다.”“60세 이상 사모님들이 먼저 치고 나가면서 먼저 순교하자고 독려했다. 또한 나이 순서 별로 제일 나이가 많은 사람을 앞에 세우고, 제일 젊은 사람을 뒤에 세우고, 밀고 들어가서 앞으로 앞으로 (전진)해서 천성(천국)을 향해 가자고 호소했다.

이러한 정치적 발언은 최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내 한기총 사무실을 방문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극에 달했다. 전 목사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진정한 세번째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기독교 문화권에 있는 기자들은 웃어. 개망신시키려고 말이야. 정신 나간 것들이라고 말했다.

또한 과거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과 관련해서 서울시민들도 정신이 다 돌았어. 김일성이 오고 남로당의 박헌영이 서울시장 선거 나와도 당선될 분위기가 됐다고. 왜 이렇게 국민들이 멍청해. 대한민국이 지금 좌파, 종북에게 집단 최면 상태로 빠져들어 가라고 말했다.

전교조 안에 성을 공유하는 사람이 만 명이 있다.”전교조 결사대 36만 명이 수업시간마다 6·25를 북침이라고 가르치고 있다.”고 말해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은 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과거에 주일 예배 설교에서 세월호 사고 난 것을 좌파, 종북자들만 좋아한다.”추도식 한다고 나와서 막 기뻐 뛰고 난리다.”라고 성토했다. 또한 추도식은 집구석에서 슬픔으로 돌아가신 고인들에게 해야지, 광화문 네거리에서 광란 피우라고 그랬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전광훈 목사는 지난 2005년 대구의 한 집회에서 이른바 빤스관련 발언을 해 큰 사회적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대통형 하야" 요구 릴레이 부분적 금식기도를 선언한 전광훈 목사.
"대통형 하야" 요구 릴레이 부분적 금식기도를 선언한 전광훈 목사.

 

"대형교회 목회자 막말 자중" 여론 비등

 

이처럼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극우적 막말을 쏟아내는 상황에 대해 교계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고도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전광훈 같은 일부 극우적 목사들이 청산유수같은 달변가라는데 있다. 나름대로 우익을 대변하는 논리를 장황하게 설명하기 때문에 소속 교인들과 극우 집회 참석자들이 설득을 당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막말 사건들을 보면서 말 잘하던소피스트가 생각났다.

지금으로부터 2500여 년 전에 그리스에 소피스트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어원상 '소피스테스(sophistes)'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이는 소피아(sophia, 지혜)’테스(tes, 잘 다루는 사람)’라는 어미가 붙은 것이다. 지혜로운 자라는 의미이다. 달리 말하면, ‘지혜의 스승이라는 단어이다. 소피스트는 아테네의 문화와 경제 번성기에 나타난 사람들이다. 그리스 문화의 전성기를 이룩한 사람들이고, 민주주의가 꽃피던 전성기의 사람들이다.

그리스 문명은 도시국가 내부의 종족 갈등의 변화가 심했다. 그래서 갈등 해소를 위한 법학교육 요구의 수요에 부응했던 사람들이 나타났는데, 이들이 소피스트이다. 경제적, 문화적 번성기에 교육의 수요가 늘었을 때 소피스트가 등장하게 된다. 정치에서 출세하려면 연설을 잘해야 했다. 회합, 법정에서 이기기 위해서 말을 잘하는 능력을 키워야 했는데 그러려면 교육을 받아야 했다.

 

주관적 입장을 객관화시키려는 오류

 

이처럼 수많은 소피스트가 등장해 여러 주장을 소개하다 보니 무엇이 진리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경쟁에서 이기려고 하는 사회적 욕구에 맞춰 살기 위해서 법정 진술 방법과 내용을가르쳐 주어야 했다. 법적 진실에 대해 다양한 지식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각국의 법을 가르쳐야 했다.

이들은 보편적인 기준과 어떻게 살 것인가가 의미가 없었다. 소피스트들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그가 살고 있는 사회에 맞추어서 살기만 하면 됐다. 어떤 것이 진리인가에 대한 고민보다는 그 사회 문화에 잘 맞추어서 사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처럼 여겨졌다.

이러한 대표적인 모습이 국가의 라케스 편에 나온다. 여기에서 용기란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한다. 당시에는 가장 사람다운 사람은 용기가 있고 전쟁에서 잘 싸우는 사람였다. 사람의 핵심적 가치는 군사적 가치이고, 잘 싸우는 것이었다.

소크라테스가 장군 출신의 소피스트에게 용기가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했다. 라케스는자리를 지키면서 끝까지 싸우는 것이 용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크라테스가 기마병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우두커니 서 있으면 비겁한 사람이 아닌가?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싸우는 자가 용기 있는 자일 수도 있잖는가?”라고 질문하자 당황한 라케스는 상황에 따라 끝까지 싸우는 것이 용기라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성급하게 싸웠을 때, 퇴각 명령을 하면 비판 받을까봐 장군이 끝까지 공격 명령하면 어떤가?”라고 말하자, 논리에서 자꾸 밀린 라케스는 끝까지 싸우든, 안 싸우든 이기는게 용기라고 말을 바꾼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이긴 것만이 용기인가?”라고 다시 의문을 제기했다. 상황에 따라서 자리를 지킴과 지키지 않는 것에 용기가 적용이 다 된다. 소피스트는 동일한 사태에 대립되는 개념이 적용될 수도 있다.

이는 실증주의적이고 감각주의적인 태도이다. 대상을 어떻게 감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이것이 주관주의다.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은 상대주의적(relativism) 태도이다. 상대주의는 처해 있는 시간과 장소의 상황에 따라 진리가 다르다는 입장이다. 급기야 소피스트는 회의주의에 빠지게 됐다.

 

지도자는 특수아닌 보편을 말해야

 

이처럼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들에게 동일한 개념이 어떻게 다른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제기를 했다.

현대 사회의 소피스트적 태도를 반성해 보고, 소크라테스처럼 물어 볼 필요가 있다. 네가 진리를 알고자 한다면 너자신을 알라”. 이 말은 아폴로신전 문에 걸려 있던 격언이다. “네가 죽을 수밖에 없던 존재임을 알라는 뜻이었는데,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절대주의이고, 보편주의이며, 객관적인 것을 알라는 말이다.

우리 시대가 소피스트 같은 시대이다. 지식이 많고 개성이 강한 시대이다. 많은 것을 보게 만든다.

하지만 이념의 특수한 프레임에 얽매인 설교자들은 청중의 문화적 감각에 맞추려고 하고, 가정 문화의 변동에 맞춰 진리를 가리기도 하며, 강하게 보이고 싶을 때는 하나님만이 할 수 있는 모든 선악의 구분을 인간이 다 하기도 한다. 깊은 사유에서 나오는 말씀보다 상황에 따라 다른 말씀이 나온다. 이들은 '절대 진리'를 말하는 듯이 보이지만 상황이 변화할 때마다 자신의 특수한 입장을 보편적 입장인 것처럼 일반화하는 아집을 보인다. 이제는 순수한 복음이 설교되어지길 바란다.

역사가 흐른 후 극우극좌입장이 사라지는 시대가 되면, 이들은 어떤 말로 변화될까?

 

현대판 소피스트로 인해 오염되는 한국교회

 

철저하게 자본주의 경쟁사회에 찌들은 삶을 살아온 기득권층에게는 지금 이 시대에 무엇이 진리인가보다는 어떻게 하든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을 업그레이드 해 놓으면 다 된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소피스트적 위기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제시대 같은 민족적 고난 시기에 남들이 독립운동하다가 죽더라도 내 자식만은 일본 유학 보내 잘 살면 된다.”는 지극히 개인주의적 사고가 팽배하게 된다.

이젠 이 시대의 전체 흐름과 다른 길이라서 외롭더라도 '진리, 정의, 평등, 사랑, 용서, 화해' 등 본질적이고 보편적인 비전에 다시 눈을 돌려야 할 때이다.

한국교회 일부 극우적 교회 강단에서 물질 신 맘몬바알신의 자본주의적 축복 논리를 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소피스트이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더라도 진리를 외치다가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아쉬운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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